당나라 전신 소정방과 김유신의 신경전

by김재완

2003년, 대한민국 국보로 지정된 《삼국유사》.

고려의 승려 일연이 붓끝으로 담아낸 역사서의 깊은 행간 속에는, 교과서가 감추고 사학계가 외면해 온 불길한 기록 한 줄이 묵직하게 숨 쉬고 있었다.

"신라고전(新羅古傳)에 이르기를, 소정방이 고구려와 백제 두 나라를 토벌한 뒤, 내친김에 신라까지 정벌하려 모의하며 머물러 있었다. 이에 김유신이 당나라 병사들에게 성대한 주연을 베푼 뒤, **짐독(鴆毒)*을 먹여 전원 몰살시키고 구덩이에 묻었다고 한다. 지금 상주 경계에 있는 '당교(唐橋)'가 바로 그 시신들을 묻은 장소이다. “


”삼국유사에 진짜 이런 내용이 있다니! 김유신 장군님! 1300년 전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소정방이 정말로 아군인 김유신 장군에게 암살당했다고? “


당나라 황제의 전신(戰神), 소정방(蘇定方).

동쪽으로는 고구려와 백제를 떨게 만들고, 서쪽으로는 파미르고원을 넘어 서돌궐과 사결국을 차례로 멸망시킨 시대의 명장. 세 개의 나라를 무너뜨리고 그 국왕들을 제국의 포로로 끌고 갔던 당나라 최고 사령관 소정방이, 마침내 한반도의 서해 바다를 거세게 흔들기 시작했다.


서기 660년, 현경(顯慶) 5년 6월.

수평선 너머로 거대한 당나라 범선들의 돛대가 하늘을 가렸다. 당나라 고종의 명을 받은 신구도행군대총관(神丘道行軍大總管) 소정방이 이끄는 13만 대군이 산둥반도를 출발하여 도달한 곳은 바로 덕물도, 오늘날의 덕적도였다.

”그대는 신라와 힘을 합쳐 백제를 멸하고 돌아오라! “

”황제폐하! 백제는 물론이고 고구려와 신라까지 반드시 복속 시키겠나이다. “


황제의 명을 받은 나당연합군의 수장 소정방이 이끄는 당나라 수군의 압도적인 위용 앞에 서해의 작은 섬 덕물도는 금방이라도 물밑으로 가라앉을 듯 휘청거렸다. 육중한 갑주를 입은 소정방이 누각 배 선두에 서서 차가운 눈빛으로 한반도 본토를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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