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길래 가마니로 옷을 지어 입혀주었네
독감예방접종을 맞고 까무룩 잠이 든 건 고작 십분
잘 익은 홍시의 속살 같은 단잠
반신욕도 샤워도 하루동안 금지령은 몸에서 가만히 일어나는 변화에 간섭하지 말라는 꼬질꼬질한 명령
미래의 창을 막으려고 오늘의 벽을 쌓는다
가을의 햇살이 완연하고 의젓하다
아직 태양은 발랄하고 그늘은 발칙하다
라디오에선 영화음악이 흘러나오고
디제이의 오프닝 멘트는 볼을 가볍게 꼬집는다
무려 사십년 전에 쓴 어느 시인이 던진 질문이 지금 딱 맞아 떨어져 적절하게 흔드는 건 우연이 아니다
Just what is erotic about reading and writing?
목을 길게 뽑아 둘러본다
팔을 쭉 뻗어본다
가랑이를 교차되게 움직인다
배에 힘을 주고 숨을 참는다
구석이 크게 보이는 순간이 있다
구석에는 커다란 구멍이 있어서 조심하지 않으면 빠져서 나오지 못하는 차마 말못할 구석이 생긴다
내 친구 석구가 그런 녀석이다
돌공이라고 별명을 지어준 적이 있다
동그란데도 무거워서 구르지도 못하는 슬픈 운명
눈물이 많아 온통 몸에 이끼가 피어 토피어릭가 된
친구의 목에다 장구를 걸어주었지
너만의 신명을 보여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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