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 위, 이름 모를 누군가가 남긴 마음

작은 배려 하나로 물든 경이로운 산바카라길

by김종섭

​산바카라을 하다 보면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우연히 발견하곤 한다.


​오늘 걸었던 숲길 한쪽에는 이끼가 오롯이 감싸 안은 죽은 나무 밑둥이 하나 서 있었다. 오랜 세월이 담긴 그 파란 이끼 방석 위에는 작고 동그란 땅콩 두 알이 조심스레 올려져 있었다.

​누군가 먹이를 찾아 헤맬 산 속의 짐승이나 작은 새들을 위해 살포시 놓아둔 선물이었을 것이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작은 생명 하나도 주린 배를 채우길 바라는 그 다정한 시선. 땅콩 두 알에 담긴 마음이 숲 전체를 온기로 채우는 듯했다.

산바카라길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하나를 꺼내들었다.

산바카라길을 지나온 길 위에 누군가 따뜻한 먹이 하나쯤 놓아두는 것,

인간과 자연속에 살아가는 모든 것들과 다정한 마음을 이어가며 살아가는 것.

​오늘 숲이 나에게 건넨 온기 덕분에, 내 걸음도 조금은 더 다정해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