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목과 버섯목증후군에 시달리는 현대인, 필라테스가 도움이 될까?
복부 운동을 시작하면 의외로 배보다 목이 먼저 아프다는 사람들이 많다.
등을 대고 누워 머리를 들어 올리는 동작을 몇 번 하지도 않았는데 얼굴부터 찡그린다.
“선생님, 목이 너무 아파요.”
“배에는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가고 목만 아픈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은 양손으로 뒤통수를 감싸며 말한다.
“머리가 너무 무거워서 못 들겠어요.”
그럴 때 나는 회원의 머리 아래에 손을 받치거나 작은 소도구를 이용해 머리의 무게를 일부 지지한다.
목이 혼자 모든 무게를 떠안지 않도록 한 상태에서 복부와 몸통이 함께 일하는 방법을 찾기 위한 서포트다.
지지가 생기면 조금 전까지 목만 아프다던 사람이 비로소 배의 움직임을 느끼기도 한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우리는 언제부터 자기 머리 하나를 가누는 일도 어려워진 걸까.
갓난아기를 안을 때 반드시 뒤통수와 목을 받쳐주어야 하는 이유다. 머리는 몸에 비해 크고 무거운데 아직 목과 몸통이 그 무게를 조절할 만큼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기는 엎드린 자세에서 고개를 들고, 좌우를 바라보고, 뒤집고, 앉고, 기어 다니는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머리를 가누는 힘을 얻는다. 목만 따로 단련해 얻는 능력이 아니다. 눈으로 주변을 보고, 팔로 바닥을 밀고, 등과 배를 사용하며 몸 전체가 함께 발달한 결과다.
물론 성인이 실제로 아기처럼 머리를 전혀 들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다.
일상에서는 별문제 없이 고개를 들고 다닌다. 그런데 등을 대고 누워 머리의 위치를 바꾸거나 중력을 거슬러 머리를 조절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갑자기 목이 버거워진다.
평소에는 머리를 가누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익숙한 자세 안에 머리를 걸쳐두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머리는 생각보다 무겁다
성인의 머리는 보통 체중의 약 7~8퍼센트를 차지한다.
개인차가 있지만 대략 4~6킬로그램에 이르는 무게다.
작은 볼링공 하나를 목 위에 올려놓고 생활하는 셈이다.
머리가 몸통 위에 비교적 균형 있게 놓여 있을 때는 목뼈와 관절, 인대와 여러 근육이 그 무게를 나누어 감당한다. 목 앞쪽의 깊은 근육은 머리의 위치를 섬세하게 조절하고, 목 뒤와 어깨 주변 근육은 머리가 앞으로 떨어지거나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협력한다.
그런데 머리가 몸통보다 앞으로 나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머리 자체의 무게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목이 견뎌야 하는 부담은 커진다.
몸의 중심에서 멀어진 물건을 들 때 같은 무게도 훨씬 무겁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하다.
고개를 숙이고 화면을 보는 동안 목 뒤쪽 근육은 머리가 더 앞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계속 버텨야 한다. 목 앞쪽의 깊은 근육이 머리를 세밀하게 조절하기보다 턱 아래와 목 뒤, 어깨 윗부분처럼 겉에 있는 근육들이 머리를 붙드는 일에 과하게 동원되기도 한다.
누워서 복부 운동을 할 때 목부터 아픈 사람들에게서는 이런 모습이 자주 보인다.
머리를 들어 올릴 때 턱부터 앞으로 내민다. 얼굴에 힘을 주고 어깨를 귀 쪽으로 끌어올린다. 시선은 천장이나 자신의 무릎이 아니라 불안하게 옆으로 흩어진다.
배를 사용해 몸통을 굽히는 동작이어야 하는데 머리만 앞으로 끌고 가는 동작이 되어버린다.
복부 운동을 하다가 목이 아픈 이유를 단순히 “복근이 약해서”라고만 설명할 수는 없다.
동작의 난도와 호흡, 흉곽의 움직임, 목 주변 근육의 협응, 평소의 통증과 피로가 함께 영향을 미친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머리를 움직이는 일은 목만의 일이 아니다.
아기가 몸 전체의 발달을 통해 머리를 가누는 법을 배우듯, 어른도 목과 몸통이 힘을 나눌 수 있어야 머리를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다.
우리는 하루 열 시간 가까이 코앞을 본다
거북목은 이제 특별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모습이 아니다.
출근길 지하철을 둘러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고개를 숙인 채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 회사에 도착하면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고, 쉬는 시간에는 다시 작은 화면을 들여다본다. 퇴근 후에는 소파나 침대에서 영상과 메시지를 확인한다.
우리는 하루 열 시간 가까이 코앞의 세계에 집중하며 산다.
문제는 단순히 고개를 숙인다는 데만 있지 않다.
사람의 목은 원래 여러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아래를 보고, 위를 올려다보고, 좌우를 돌아보며 몸통의 움직임에 맞춰 머리의 위치를 계속 조절한다.
하지만 현대인의 시선은 대부분 몸 앞쪽의 좁은 공간에 머문다.
휴대전화와 바카라, 컴퓨터 모니터가 놓인 거리 안에서 눈과 머리의 움직임이 반복된다. 멀리 있는 것을 보기 위해 고개를 들 일도, 뒤에서 나는 소리를 따라 몸통과 함께 돌아볼 일도 줄었다.
코앞에 집중할수록 턱은 화면을 향해 조금씩 앞으로 나간다. 등 위쪽은 둥글어지고, 머리가 화면에 가까워지는 만큼 목 뒤쪽은 머리의 무게를 붙들어야 한다.
이런 자세가 반복되면 목과 등 위쪽이 만나는 부위가 도톰하게 돌출되어 보이기도 한다. 흔히 ‘버섯증후군’이라고 부르지만 정식 의학적 진단명은 아니다. 머리의 위치와 굽은 등, 주변 조직의 변화가 함께 드러날 수도 있고 지방의 분포나 다른 원인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따라서 겉모습만 보고 모두 자세 문제라고 단정하거나 운동으로 없앨 수 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갑자기 커지거나 단단한 덩어리처럼 만져지는 경우, 다른 신체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의료적인 확인이 우선이다.
그러나 한 번 고개를 숙였다고 거북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자세도 잠깐 머무는 것만으로 반드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같은 자세를 너무 오래 반복하고, 그 자세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이 줄어드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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