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생각의 크기가 그릇의 크기를 결정한다

인생의 목적은 그릇을 키우는 것

by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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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벌어들인 돈을 세금으로 내는 것은 손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개인 사업자조차 세금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소득세보다 세율이 낮은 법인세 세율을 적용받기 위해서 주식회사로 등록합니다. 심지어 힘들게 번 돈을 세금으로 내느니 차라리 써버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서 고급차를 사거나 투자를 하는 등 어떻게 지출할지 만을 따져봅니다. - 사이토 히토리 / 일본의 사업가 -




사이토 히토리 회장은 일본에서 화장품과 건강식품 판매회사인 ‘긴자 마루칸’의 창업자로 1997년과 2003년에 개인 납세액 전국 1위를 할 정도로 돈을 많이 번 사업가로 유명하다. 돈을 많이 번 것보다는 그의 놀라운 납세 성적이 눈에 띈다. 그는 성공하고, 그 성공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또는 더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고 사랑받기 위해서는, 비결이나 기술을 넘어 인간으로서의 그릇과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평생 자신의 그릇 키우는데 공을 드린 이유는 그릇만큼 행복과 성공의 크기가 달라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릇이 커진다는 것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수록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겠다고 마음먹으면, 그만큼 그릇은 작아진다. 나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의 행복이 중요한 목표가 되고, 더 나아가 슬롯, 국민들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향의 크기가 다르다.


개인이나 법인이나 어떻게 하면 세금을 적게 낼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다. 하지만 히토리 회장은 세금의 정의를 ‘씨를 뿌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국가에 내는 세금을 일종의 관리비로 보고, 국가가 나를 대신하여 도로를 깔아주고, 치안을 유지해 주며, 각종 행정처리를 해줌으로 안심하고 사업을 해서 국가가 만든 경제적 열매를 수확하는 것이다.


세금을 덜내고 이익을 많이 내면 당장 좋을지 몰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유통비용과 행정처리 비용등의 상승으로 이익이 감소하게 된다. 이처럼 그릇은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을 담는데 급급하면 작아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두의 이익을 고려하면 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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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니 나의 그릇 크기는 아직 사이토 히토리에 미치지 못하는 것같다. 조그마한 법인 하나와 개인사업체를 가지고 있는 나는 작년 매출 결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담당 세무사와 함께 어떻게 하면 세금을 줄일까 전전긍긍하며 마무리한 기억이 있다. 아직 미천한 매출에 한 푼이라도 절감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벌린 일이지만, 히토리 회장의 생각과 경영철학을 따라가기엔 키워야할 그릇의 크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작다.


음식을 담는 그릇도 쓰면 쓸수록 빛이 나는 것처럼 사람의 그릇도 자주 쓸수록 그 본연의 모습이 드러나고 커진다. 나의 그릇을 키우기 전에 현재 그릇의 크기가 궁금해졌다. 나는 어느 정도까지 담을 수 있을까? 정확하게 지금 나의 그릇 크기를 알게 된다면, 내가 키우고자 하는 그릇의 사이즈가 나오고, 대응방안이 나올 것이다.


우선 세금문제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작년에 내가 벌어들인 돈에 비해 내가 내야 할 세금이 적고 많고를 떠나, 나는 법이 정해 준 테두리 안에서 정당하게 충분히 세금을 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는가? 세금은 국민의 의무이고, 응당 내야 할 관리비라고 생각하는가? 세금을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얄팍한 꾀나 부당한 방법을 고민하진 않았는가?

이 질문들에 솔직하게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내가 키워야 할 그릇의 크기와 대응 방안이 나온다.




우리가 신체적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몸을 계속 움직이고 사용해야 하듯이, 나의 그릇 크기를 키우기 위해서는 나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생각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높일 수 있도록 훈련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생각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을 주의깊게 담아야 하고, 내 스스로도 깊은 성찰과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비단 세금문제에 국한하여 이야기하고 있지만, 삶에서 우러나오는 생각과 생각이 곧 삶이 되는 실천적 사유가 중요하다.


내 그릇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 어렵다면, 자주 비워야 한다. 나 자신만을 위한 욕심과 넘치는 탐욕을 줄이는 것만으로 충분히 그릇은 커질 수 있다.


은퇴 이후의 삶을 리빌딩한다는 것은 내 그릇의 외형을 억지로 늘리는 대공사가 아니다. 내 주머니의 푼돈에 집착하던 탐욕을 비우고, 남의 시선에 전전긍긍하던 체면을 비워내는 '내면의 청소'다. 세금을 아까운 지출이 아닌 슬롯를 위한 관리비로 바라보게 된 순간, 내 그릇은 이미 그 욕심만큼 비워졌고, 그 비워진 부피만큼 넓어졌다.


그릇이 비워지면 비로소 채워지는 것들이 있다. 낯선 도시에 홀로 섰을 때 밀려오는 신선한 고독, 타인의 성장을 순수하게 기뻐해 줄 수 있는 여유, 그리고 내 지식을 아무런 대가 없이 세상에 흘려보낼 수 있는 지성이다. 나만을 위해 채우려 할 때는 온 세상이 적으로 보이지만, 나를 비워내기 시작하면 온 세상이 내가 노닐 수 있는 광활한 바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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