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배부른 저녁

막내아들

by그레이스 그레이트



저녁 가족 모임이 있었다.


오늘의 주인공은 어머니였다.


미국에 사는 막내아들이 한 달 일정으로 한국에 왔다. 대학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그는 방학을 맞아 건강검진도 받고 임플란트도 하고, 속초와 부산도 다녀올 계획이라고 했다.


임플란트 하나에 5천 달러까지 한다니 비행기 값을 내고 와도 한국에서 하는 편이 낫다고들 했다. 하지만 어머니의 관심은 치료비가 아니었다.


막내아들이 집에 왔다는 사실.


그것이면 충분했다.


식탁 위에는 음식보다 이야기가 먼저 차려졌다.


손주들 진로 이야기, 새로 결혼한 조카 부부들의 집안일 이야기, 동장이 된 셋째 딸 이야기까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둘째 딸네 막내는 어릴 적 엄마만 졸졸 따라다니던 아이였는데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어 상암의 페스티벌에 갔다고 한다. 셋째 딸은 경로당에 인사를 갔다가 어르신들이 준비해 준 카스텔라가 그렇게 맛있었다며 웃었다.


이야기는 임플란트에서 시작해 카스텔라로 끝났다.


문득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는 지금 사는 20평 남짓한 아파트를 가장 좋은 집이라고 하신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집일지 모르지만 어머니에게는 그렇지 않다.


판잣집 같은 어려운 시절을 지나 처음으로 마음 놓고 살게 된 집이다.


한동안은 그 집마저 막내아들을 위해 지켜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막내가 아직 집이 없잖아.”


그래서 주택연금도 미루셨다.


막내아들이 미국에서 집을 마련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연금을 신청하셨다.


평생 그런 분이었다.


좋은 것은 자식에게 먼저 보내고, 자신은 남은 것으로 살아가는 사람.


손끝이 닳도록 일했고, 자식들 공부시키느라 허리가 굽도록 살아왔다.


가정 형편은 넉넉하지 않았지만 막내아들은 먼 나라로 건너가 공부를 계속했다. 학부도, 대학원도, 그리고 교수가 되기까지의 시간도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어머니는 그 긴 시간을 걱정으로 견디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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