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동반 온라인카지노카페에서, 나를 키우는 것들.

'탄'이와 '지영'이 그리고 개모차

by운채



지영이에게서 어젯밤 갑자기 연락이 왔다.


"언니! 우리 바람 쐬러 가자! 내가 내일 점심때쯤 갈 테니까 '탄'이랑 갈 수 있는 애견카페 같은데 알아봐"


"아버지 집에 혼자 계셔도 괜찮아?" 내가 물었다.


"점심 미리 챙겨드리고 나오면 괜찮아. 요즘 더워서 계속 집에만 있었더니 속이 답답해!"


바로 건너 한강이 흐르는 퇴촌의 전원주택에서 살고 있는 지영이는 90이 다 되어가는 아버지를 모시고 있다.

9년 전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씩씩하게 김치며 된장, 고추장까지 담가서 주변에 나눔을 하며 전원생활을 즐기고 있다. 우리 집에 방문할 때면 양손 가득 반찬거리며 새로 담근 김치, 하다못해 해감한 바지락까지 바리바리 싸 가지고 와서 내 부실한 밥상을 가득 채워준다.


지영이는 나와 학연이나 지연으로 얽힌 인맥은 아니다. 돌아가신 엄마의 '친구 딸'이었다. 어린 시절 유명 사립초등학교부터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오고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상위 1%의 여유로운 삶을 살았다. 그럼에도 지영이는 겸손하고 마음이 너그러웠다. 언제부터인지 나를 언니로 부르며 엄마를 통해 이것저것 심부름을 오가곤 했었다.


아줌마의 환갑즈음, 지영이 아버지는 한강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 대지 300평에 건평 65평짜리 전원주택을 지어 아줌마에게 선물했다. 이름 모를 새들과 공작이 노닐던 커다란 새장과 분수가 있던 연못에는 팔뚝만한 잉어들이 노닐었다. 호텔 요리사를 불러 뷔페식으로 성대하게 치른 아줌마의 환갑연회는 많은 사람의 부러움을 샀다. 지영이는 그즈음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한국으로 돌아왔고, 유학사업을 시작했다.


장남은 아니었지만, 부모님과 함께 살며 부모님을 돌보고 큰 자식의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는 걸 보며 지영이에게서 내가 느끼는 현실적인 괴리감이 줄었다. 두 집의 어머니가 비슷한 시기에 병이 들고, 병원생활이 길어지고, 돌아가시는 사이 얼굴 한번 제대로 못 마주쳤지만, 앞서 하늘로 가신 아줌마의 장례식장에서 지영과 나는 눈으로 인사하며 서로의 현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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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이 몸집만한 수박을 들고 우리 집을 방문한 날, 지영이와 우리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로 흠뻑 젖었다. 탄이가 함께 했고, 지영이의 반려견 미나도 우리 이야기 속 한 가족이 되었다.


한동안 이사 와서 창업과 사업준비로, 다니던 애견동반 온라인카지노 카페 투어가 뜸했다. 탄이가 가장 좋아하는 운전석 창문에 턱을 대고 계절의 바람을 음미하는 루틴을 한동안 즐기지 못했다. 오랜만에 네이버 검색으로 찾아낸 애견동반 온라인카지노 카페는 기대 이상이었다. 동네 온라인카지노 카페는 시설보다는 맛에 치중했었기 때문에 3층 높이의 천장에서 뿜어내는 분수와 식물원을 방불케 하는 플랜츠들은 만족 그 이상이었다.


일산과 파주 사이 신도시의 대형 애견동반온라인카지노카페들은 나름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곳은 자연친화적인 실내 인테리어에 층마다 테이블 콘셉트를 달리했다. 편안한 의자와 넓고 여유로운 통로는 반려인들에게 환영받는 조건이다. 삼복더위에 실내에서 산바카라을 시킬 수 있는 공간은 드물어서, 한 번 온 사람들은 다시 온다.


그곳에서 만난 반려견들을 보며 강아지들의 품종도 시기별 트렌드가 있구나 생각했다. 가장 눈에 많이 띄는 '말티푸'는 누가 뭐래도 요즘 반려견의 트렌드를 보여준다. '꼬똥'도 눈에 띄는데 고가의 분양가 때문인지 숫자적으로도 희소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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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이가 포메라니안 세이블의 정통성을 갖고 있다는 품종확인서를 이사하면서 발견했다. 그러나 나에겐 특별히 감동적이지 않았다. 내 눈으로만 보더라도 탄이는 정말 멋진 털의 색감과 거의 45도에 가까운 코의 각도, 밤하늘처럼 빛나는 까만 두 개의 눈동자로 스스로가 다른 포메라니안과는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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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입구에 자리 잡은 간이 운동장을 지나 입구로 들어서서 매너벨트를 착용했다. 테이블 동선을 따라 수많은 반려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잡았다. 탄 이는 바쁘게, 그리고 꼼꼼히 마킹을 했다. 음식도 맛있었고, 실내는 쾌적했다.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7월 27일 '탄'이의 생일선물로 구매한 개모차가 이야기 속에서 화제가 되었다. 결국 지영이도 미나에게 똑같은 개모차를 선물하기로 했다. 여자 혼자서도 접고 펴기 쉬운 무게와 기내반입도 가능한 사이즈였다. 탄이는 오랜만의 나들이로 신났고, 그걸 지켜보는 나도 마음이 좋았다.


몇 년 전,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과 함께 탄이의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의 바카라으로 출간했었다. 오랜만에 그 바카라을 읽으며 그 시절 내가 생각했던 탄이의 모습과 지금 탄이의 모습이 매우 닮아 있어서 놀랬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상상이 현실이 되어 내 눈앞에 나타난 것 같았다. 식물이 아닌 움직이는 생명체를 처음 키워본 나의 마음의 변화도 글에서 전해졌다.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내가 더 잘살아야 하는 동기부여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6년 전 엄마가 돌아가신 후 탄이를 입양하며 나는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살아있는 것을 키우며 성장해 보라던, 엄마가 걱정하던 내 빈자리를 채우는 것. 탄이는 나의 그 빈자리를 채워주었다. 그리고 더불어 알게 된 사실 하나, 내가 키우는 것이 아니라 탄이가 나를 키우며 성장시키고 있다는 것을.


7월 27일은 '탄'이의 6번째 생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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