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단어, 서로 다른 마음
"아니 왜 이 카드를 고른 거야!! 이게 무슨 파티 카드야!"
보드게임은 MZ들만 한다고 생각했던 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한동안 보드게임카페가 유행이라고 할 때도, 중고등생이나 20대들이 주로 이용할 것이라 생각했었다.
우연히 방문했었던 보드게임카페는 나에게는 신세계 같아 보였다. 종류별로 나이대별로 추천하는 보드게임들을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엄마! 나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이것 해봤어!"
"엥? 학교에 보드게임이 있어?"
"그럼! 엄마 우리 학교에 보드게임이 있어서 친구들이랑 쉬는 시간에 맨날 해!"
학교에 보드게임이라니, 이것도 나에게는 너무나 충격이었다. 내가 초등학교시절이니 40년도 더 된 국민학교라 불리던 시절에는 쉬는 시간에는 나는 주로 아이들과 공기놀이나 오목정도를 했었던 것 같은데, 요즘 아이들은 보드게임을 한다니, 시간의 흐름이 이렇게 다르다는 것이 실감되었다.
"엄마 때는 부루마불이 최고였어!"
나와 같은 시기의 사람들이라면 부루마불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인기 있는 드라마였던 <응답하라 1988>에서 정봉이가 여자친구인 미옥에게 준 황금열쇠 카드 중 '우주여행 초청장'은 실로 나도 가지고 싶었던 최고의 카드였으니 말이다.
그 부루마불이 이제는 다양한 시리즈로 나오는 것도 너무나 놀라웠지만, 비슷한 종류의 보드게임들이 정말 많아서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아무것도 고르지 못하는 나는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
"언니들, 이번에 코엑스에서 보드게임전시회 하는데 가실래요?"
둘째의 친구 엄마가 툭 던진 이 한마디가 내 안에 잠자고 있던 게임스위치를 다시 켰다.
나는 오픈런을 해야만 할 것 같아서 10시 오픈임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2시간 전에 둘째를 데리고 출발했다. 보드게임 전시회로 향하는 길은 둘째보다도 내가 더 설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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