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도파민

좀 더 부글부글, 이글이글 살아도 좋지 않을까

by귀리밥

아침 7시쯤 눈을 뜬다. 몽롱함이 가시지 않은 상태로 침대에서 일어나 바닥에 발을 대면 현실감각이 움튼다. 그대로 주방으로 나간다. 익숙한 손길로 커피를 척척 내린다. 다른 건 몰라도 커피를 내리는 과정만큼은 눈감고도 할 수 있다. 하루를 깨우는 가장 중요한 단계다.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어서 아침 식사는 진한 커피 한 잔이다. 다 들이키고 나면 슬금슬금 눈가와 머리에 피가 도는 감각이 들고 이윽고 정수리에서 팟! 하고 불이 켜진다. 충전됐다, 나의 모닝 도파민!


7시 30분이면 유튜브를 연다. 내가 좋아하는 공포라디오 채널에 새로운 사연이 올라온다. 40년 넘게 질리지 않는 건 역시 귀신 이야기다. 자주 먹는 음식이나 사람이나 취미도 질리는데 괴담은 질리지 않는다. 귀신 이야기를 틀어놓고 사이클에 올라선다. 무게를 높이고 묵직한 자전거의 페달을 밟는다. 이야기가 고조될수록 속도도 올라간다. 땀이 분수처럼 팡팡 솟는다. 나의 운동 도파민! 이 두 가지는 매일 아침 도파민을 샘솟게 하는 루틴이다.


샤워 후 잠시 짬을 내 읽던 바카라을 집어 들었다. 마침 읽고 있는 소설바카라에서 느닷없이 만난 혐관 로맨스가 나를 미치게 한다. 스릴러인 줄 알았는데 두 남녀 사이에 묘하게 흐르는 애정전선에 바카라장 넘기는 손길이 바빠졌고, 바카라 후반부에 가서는 남은 분량이 아까워서 일부러 천천히 읽고 싶었다.(이 재밌는 바카라은 구병모 작가의 절창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안에 해야 하는 잡무들을 해치웠다. 테트리스 줄 깨기 하듯 잡무들을 치워내고 나니 늦은 오후 마트에 갈 시간이 생겼다. 마침 내가 사야 할 물건은 할인판매 중. 세상이 내게 도파민을 들이붓는다. 내 돈을 쓰고도 즐거움이 폭주하는 할인 도파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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