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난 반드시 행복해진다.
진즉에 예감하고 있었다. 옥수수 찜기 같은 나날을 보내는 내내 그랬다. 창문 열고 자다가 선뜻해져 새벽에 깨는 때가 오면, 얇은 반바지를 입고 나간 외출이 처연해지는 때가 오면, 그렇게 가을이 오면 난 반드시 행복해질 거라고.
그 예감은 적중했다. 가을이 오면 반드시 행복해질 나. 더위에 영향을 크게 받는 나는 여름에 제약이 많다. 땀이 너무 많이 흘러서 항상 눈이 아픈 그 감각을 알는지. 어두운 색 옷을 못 입는 이유는 알는지. 머리가 폭우를 맞은 듯 늘 젖어있는 이유는 땀 때문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는지. 올해도 어김없이 지독했던 여름은 펄펄 끓었다. 가을은 상대적으로 혹은 절대적으로 행복할 수밖에 없는 계절이었다.
창문 열고 자던 날 새벽잠에서 깨 문을 닫고 다시 잔 날이 있었다. 나는 그날 웃으며 잠들었다. 이제 행동을 개시할 때가 왔다고 중얼거리며 행복한 단잠을 잤다.
그리고 그 주말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소풍을 다니고 있다. 가을은 소풍이다. 걸어도 걸어도 땀에 절지 않는 계절이면 꾀부릴 틈이 없다. 일단 나가야 한다. 장소를 정하는 건 신발을 꿰어신으며 정해도 늦지 않는다.
평일에는 모카를 데리고 인근 산과 공원을 쏘다닌다. 한 번 나가면 기본 2시간을 쏘다닌다. 벤치가 보이면 앉아서 물을 마시고 쉬어가곤 하는데 그러면 외출시간은 더 늘어난다. 그렇게 바깥공기와 가을맛을 만끽해야 힘겨웠던 여름의 고통을 보상받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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