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밥맛대결 4. 이치호마레 VS 조동지 향찰 블랜딩

향과 식감에서 모두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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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이치호마레와 조동지+향찰의 블랜딩 대결입니다.

이날은 손님이 좀 일찍 오셔서 정신이 없어 사진도 제대로 못 찍었습니다. 우선 AI가 찾아다준 이치호마레 품종에 대한 정보부터 보겠습니다.


쌀 정보

품종: いちほまれ(이치호마레)

산지: 후쿠이현(福井県) 에이헤이지정(永平寺町)

산년: 07 → 일본 연호 기준 레이와 7년, 즉 2025년산

정미 시기: 2026년 3월 중순

중량: 300g

유통: AKOMEYA TOKYO

전면에는 「アコメヤおすすめの米」, 즉 ‘아코메야 추천 쌀’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치호마레는 후쿠이현이 약 6년에 걸쳐 개발해 2017년 발표한 브랜드쌀로, 개발 당시 계통명은 越南291号(에츠난 291호)입니다. 후쿠이현 공식 설명은 ‘비단처럼 흰 색과 윤기, 부드러운 단맛, 입자감과 찰기의 균형’을 핵심 특징으로 꼽습니다. 식어도 점성과 광택이 비교적 잘 유지되는 타입으로 소개됩니다.

계보를 보면 てんこもり(텐코모리) × 이와히카리 계통에서 육성된 품종이고, 코시히카리의 후대 혈통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후쿠이현 자료에서는 코시히카리보다 키가 짧아 도복에 강하고, 병해와 고온에도 비교적 강한 품종으로 설명합니다.


여기서 월남은 베트남이 아니고 후쿠이지방의 별칭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전통적으로 이 지방은 에치젠(越前)이라고 불렸습니다. 바로 북쪽의 니가타는 에치고(越後)라고 했고요. 전후가 남북의 개념입니다.

2017년 발표니까 비교적 신품종입니다. 그러면서도 충분한 재배경험이 쌓일 정도는 되었고요. 일본도 고시히카리가 천하제패 분위기였어서 각 지역마다 고시히카리를 능가하는 품종을 목표로 신품종개발에 노력을 쏟았습니다. 그 덕에 전국 각 현이 몇 가지씩 지역고유품종을 개발해냈고요. 이런 다양성이 없었다면 아코메야같은 편집숍의 비지니스모델도 성립하지 않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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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생산자 정보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개별 농가명이 적힌 상품은 아닙니다.

앞면에는 생산 주체가
「永平寺町特別栽培米生産部会」
즉 에이헤이지정 특별재배미 생산부회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뒷면에는

재배바카라임자: 福井県農業協同組合, 후쿠이현농업협동조합(JA 후쿠이현)

확인바카라임자: 역시 福井県農業協同組合

정미 확인자: 株式会社 堀商店(호리상점), 니가타현 니가타시

로 되어 있습니다.


즉 구조는 ‘한 농부의 단일농장 쌀’이라기보다, 에이헤이지 지역의 특별재배 기준을 충족하는 생산자 조직 물량을 JA가 관리·확인하고 아코메야가 판매하는 산지 브랜드 쌀에 가깝습니다.'


특별재배 기준

절감 대상 농약: 지역 관행 대비 5할 감소

화학비료(질소성분): 지역 관행 대비 5할 감소

라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의 ‘특별재배미’ 기준에 맞춰 농약 사용량과 화학질소비료 사용량을 각각 지역 관행 기준의 50% 이하 수준으로 낮춘 쌀입니다.


에이헤이지는 후쿠이현 북부의 산간·분지권이고, 후쿠이 쌀 산지는 하쿠산계의 적설과 눈 녹은 물, 구즈류강 수계의 풍부한 물을 주요 재배환경으로 내세웁니다. 이치호마레 자체도 이런 후쿠이의 수자원과 기후를 전제로 개발된 품종입니다.


정미는 니가타에서 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사실 정미는 쌀의 품질에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고, 특히나 일본에선 더 그렇습니다. 같은 후쿠이현보다 니가타현에 있는 정미소가 더 정미를 잘 한다는 것인지, 어떤 개인 연고같은 것이 작용했을지 모르지만 정미에 그만큼 신경을 썼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정말 이 정미만은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5~10점 정도 감점을 먹고 들어가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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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복백이 적으면서도 쌀알 중심부가 아니라 한 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AI추천의 물잡기는 135%인데 말도 안 되게 높은 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17.5% 정도로 했습니다. 도나베 특성상 물을 좀 더 잡아야하기도 했고 멥쌀 특성이 강해서 이 정도는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쌀을 30분 정도 물에 불리는 일본식 밥짓기의 관행을 충실히 따르지 못했기 때문에도 물이 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 결과입니다.


밥도 사진을 못 찍었네요. 1인서비스 상황에서는 늘상 이런 식입니다.

어쨌거나 밥은 아주 맞춤하게 잘 나왔습니다. 쌀 특성을 잘 끌어낸 밥짓기였다고 스스로 칭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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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코메야의 팜플렛입니다. 이치호마레 부분은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平成30年に本格デビューした福井県のお米です。絹のような抜群の白さとキラキラとしたツヤがあり、粒感と粘りの調和が素晴らしく、優しい甘さと極上の旨みを感じることができます。生産地を曹洞宗大本山「永平寺」のお膝元、永平寺町に限定してお届けします。

자연스럽게 옮기면:

2018년에 본격적으로 데뷔한 후쿠이현의 쌀입니다. 비단과 같은 뛰어난 흰색과 반짝이는 윤기가 있으며, 쌀알의 입자감과 찰기의 조화가 매우 훌륭합니다. 부드러운 단맛과 뛰어난 감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생산지는 조동종 대본산 ‘에이헤이지’가 자리한 에이헤이지정으로 한정해 판매합니다.


오른쪽 식감표에서는 점이 ‘もちもち(쫀득함)’ 쪽으로 약간 치우치고, ‘やわらか(부드러움)’ 쪽에도 조금 치우친 위치에 있습니다.

즉 이 카탈로그의 평가는 한마디로
“알의 존재감은 살아 있으면서도 찰기와 부드러움이 좋은, 윤기 있고 은은하게 단 쌀”입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일본의 쫀득함 기준은 우리보다 훨씬 낮다고 봅니다. 이 쌀은 우리 기준으론 식감이 단단한 편에 속하는 멥쌀입니다. 윤기는 의심할 여지가 없고 단 맛도 은은하게 길게 가는 편입니다. 좋은밥이 나왔습니다. 다만 우리 기준으론 '고슬한 밥'쪽에 가까왔습니다. AI추천같이 물을 많이 주고 지었더라면 어땠을까요? 어쩌면 쫀득한 찰기가 나왔을지도 모릅니다(설마). 그렇지않다면 식감은 상당히 무너졌을 거라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이 밥짓기가 나았다는 판단을 합니다.


이에 반해서 우리의 향찰과 조동지는 어떨까요?

우선 조동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https://stibee.com/api/v1.0/emails/share/gewnEhJWBKGf9rHnGf4mK_QiWM2CJag

조동지는 알이 굵고 씹는 맛이 좋은 멥쌀입니다. 단맛이 약한 것도 아니지만 구수한 맛이 일품인 쌀이라서 이 쌀을 메인으로 삼고, 거기에 향찰로 찰기와 향을 보태주는 블랜딩을 했습니다.


향찰에 대한 설명은 아래를 참조해 주십시오.

https://stib.ee/aglN


향찰은 토종쌀인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좀 있습니다만, 이 쌀은 양조용으로도 좋고 어떤 쌀과도 블랜딩 궁합이 좋아서 토종이 아니면 토종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쌀입니다.

이 블랜딩의 밥도 사진은 없고, 익숙한 밥짓기이니만큼 당연히 좋은 밥이 나왔습니다.


이날은 모두 다섯 분이 시식에 참여해주셨습니다.

결과는?

이치호마레 1:4 조동지+향찰

이번에도 토종쌀의 완승입니다.


드신분들의 평은, 이치호마레도 좋긴 한데 향이나 식감에서 토종쌀이 훨씬 뛰어나다, 나란히 시식하면 토종쌀쪽이 압도적으로 맛과 향이 진하다는 평이었습니다. 반면 이치호마레를 택해주신 한 분은 '깔끔함과 부드러움'에 점수를 주셨습니다.


이로서 한국 토종쌀과 일본쌀의 밥맛대결 성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본쌀 0.5:3.5 토종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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