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동체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by파사리즘

우리는 결코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이것이 약함이 아니라 인간의 조건이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하고, 자라면서 공동체 안에서 언어와 사고와 가치를 배우고, 살아가면서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의미를 만든다. 고립은 처벌이 된다. 인간에게 공동체가 선택이 아니라 필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동체 안에 있는 것과 공동체 안에서 살아있는 것이 다르다. 많은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도 보이지 않는 것 같은 느낌, 함께 있지만 연결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있다. 반대로 작은 모임 안에서 자신이 거기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느낌, 자신의 존재가 그 공동체의 무언가를 만든다는 느낌이 있다. 이 차이가 공동체 안에서의 역할이 있는가 없는가에서 온다.

역할이라는 말이 직함이나 기능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공동체 안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 자신이 있음으로써 무엇이 달라지는가의 문제다. 이것이 공동체와 자신의 관계를 만드는 것이고, 그 관계가 소속감을 만들고, 소속감이 삶에 뿌리를 준다.


공동체가 사라지는 시대

아이러니하게도 연결이 쉬워진 시대에 공동체가 약해지고 있다.

슬롯학자 로버트 퍼트넘은 <나 홀로 볼링>이라는 바카라을 통해 이것을 분석했다. 미국인들이 볼링을 더 많이 치지만 볼링 리그는 줄어들었다는 관찰에서 시작한 바카라이다. 개인적으로는 더 많은 것을 하지만, 함께하는 것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지역 공동체, 종교 공동체, 직능 단체, 동네 모임들이 약해졌다. 온라인 연결이 이것을 대체한다고 하지만, 온라인 연결이 오프라인 공동체를 완전히 대신하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몸으로 안다.


한국에서도 이 변화는 뚜렷하다. 특히 MZ세대에서 흥미로운 역설이 나타난다. 이들은 SNS로 수백 명과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힘들 때 전화할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혼밥, 혼술, 혼영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고, 공동체의 의무보다 개인의 자유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동시에 '소확행'을 추구하고, 취향 공동체와 온라인 팬덤에서 소속감을 찾는다. 전통적인 공동체는 거부하지만 연결에 대한 갈망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아파트 문화가 이웃을 낯선 사람으로 만들고, 도시화가 오래된 공동체를 해체한 자리에서, MZ세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연결을 실험하고 있다. 하지만 그 연결이 공동체가 주던 것들, 즉 소속감, 지지, 공유된 의미, 상호 돌봄을 온전히 채워주는지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는다.


디지털 속의 외로움과 고독함, 혼자 있는 사람과 디지털 화면들, 차가운 블루 라이트, 고립된 분위기, 현대적이고 감성적인 이미지.jpg


AGI 시대에 이 경향이 더 강해질 수 있다. AI가 개인화된 서비스를 완벽하게 제공할수록, 공동체에 의존해야 할 이유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인다. AI가 언제든 대화 상대가 되어주고, AI가 도움을 주고, AI가 정보를 제공한다. 공동체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세계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인간끼리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공동체가 주는 것들이 그것들이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공동체가 주는 소속감, 공유된 역사, 함께 통과하는 경험을 대신할 수 없다. 그렇다면 공동체가 약해지는 시대에, 의식적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그 안에서 역할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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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컨설팅그룹 CEO. 출간작가. 비즈니스(영업, 마케팅, 리더십) 중심으로 철학적 성찰과 실무 중심의 전략적 접근을 돕기 위해 항상 고민 중인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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