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은 말투일까? 옷차림일까? 진짜는 따로 있다.

기존에 전문성을 강조할 때에는 중저음의 목소리나 신뢰로운 말투, 또는 정장차림의 옷차림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최신 심리 연구에 따르면 진짜는 따로 있었습니다.


2026년 Frontiers in Psychology에 발표된 Scarlett Friedrich와 Roman Linne의 연구는 이런 질문을 네 번의 실험으로 살펴봤습니다. 총 606명이 참여한 결과, 관련 물건의 존재뿐 아니라 사람과 물건 사이의 거리도 전문성 판단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1. 우리는 사람만 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물건도 봅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여러 사람의 사진을 봤습니다. 한 집단은 사진 속 사람이 혼자 서 있는 모습을 봤고, 다른 집단은 같은 사람 곁에 특정 분야를 나타내는 물건이 놓인 모습을 봤습니다. 예를 들어 건축 분야를 나타내는 설계도, 음악과 관련된 기타, 스포츠와 관련된 스케이트보드가 등장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사진을 본 뒤 “이 사람은 건축에 관해 잘 알고 있다”와 같은 문장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평가했습니다. 그 결과 관련 물건 곁에 있는 사람은 혼자 있는 사람보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처럼 평가됐습니다.


그럴수 있겠다 하지만, 그 차이는 매우 컸습니다. 물건이 있는 사람의 전문성 평균은 7점 중 5.84점이었지만, 물건이 없는 사람은 4.36점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주로 물건이 직접 나타내는 분야에서 전문성 인상이 높아졌습니다. 우리는 사람의 머릿속 지식을 직접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눈앞에 있는 단서를 이용해 보이지 않는 능력을 추측합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 곁의 물건도 일종의 이력서처럼 작동한 것입니다.



2. 물건이 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가까운지도 중요했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화면 안에 관련 물건이 존재하기만 하면 충분할까요? 두 번째 실험에서는 물건의 종류와 사람은 그대로 두고 거리만 바꿨습니다. 어떤 사진에서는 사람이 자동차나 로봇 바로 옆에 서 있었습니다. 다른 사진에서는 사람과 물건이 화면의 양쪽 끝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 결과, 물건과 멀리 떨어진 사람보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관련된 분야의 전문성이 조금 더 높게 평가됐습니다. 사람과 물건이 가까이 있다는 단순한 공간정보가 전문성 판단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은 의외의 흥미로움을 선사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우리는 가까이 있는 두 대상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카메라를 가까이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카메라를 자주 다룰 것 같고, 자주 다룬다면 관련 지식도 많을 것이라고 추론하는거죠. 하지만 가까운 거리가 실제 경험을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물건의 주인이 다른 사람일 수도 있는 노릇이죠.



3. 참가자들에게 물건을 놓아보라고 했더니...


세 번째 실험에서는 질문의 방향을 반대로 바꿨습니다. 이번에는 참가자들에게 사진 속 인물을 사진가, 반려견 훈련사, 베이스 기타 연주자 등으로 소개했습니다. 그런 다음 빈 방에 가구와 물건을 배치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카메라를 사진가에게, 개를 반려견 훈련사에게, 베이스 기타를 연주자에게 더 가까이 놓았습니다. 즉, 관련 물건이 전문가 가까이에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화상회의의 배경, 인터뷰 영상에 놓인 물건, 강연자의 바카라장, SNS 프로필에 등장하는 장비가 그 사람에 대한 첫인상을 만듭니다. 관련 물건은 경험의 흔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내가 전문성을 보이고 싶은 부분에 대한 관련 물건이나 장소, 공간이 배치가 되어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물론 관련 물건을 가까이 배치해서 첫인상에 전문성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심어줬다면, 실제로 전문성을 발휘해야 하겠죠?




이전 06화자존감은 정말 개인 내면의 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