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애를 생각하면, 좋았었나요? 나빴었나요?

헤어진 연애를 떠올려보세요. 실제보다 더 좋게 평가하고 있나요? 나쁘게 평가하고 있나요?


2026년 Journal of Social and Personal Relationships에 발표된 Palmiero와 Fraley의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과거 연애의 애착관계를 어떻게 기억하는지 살펴봤습니다.




1.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전 연애에서 자신이 더 불안정했다고 기억합니다

사람들에게 현재 연애와 과거 연애에서 자신의 애착을 평가하게 한 결과, 현재의 연애보다 과거의 연애에서 자신이 더 불안하고 회피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즉, 전 연인을 대할 때 자신이 관계를 더 불안해했고, 정서적으로 더 거리를 두었다고 기억하는 거죠. 좋게 말하면 지금의 연애에서 조금 더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본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헤어진 연애가 진짜로 더 나쁜 관계였을 수도 있는 겁니다. 나이도 더 어렸고, 연애도 서툴렀다면 문제가 많았을 수 있겠죠? 그래서 연구자들은 두 번째 연구에서 헤어지기 전부터 측정해놓은 자료를 살펴봤습니다.



2. 헤어질 관계는 헤어지기 전부터 불안정했습니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연애 중이던 사람들의 애착을 미리 측정한 뒤, 이후 실제로 헤어진 사람들을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흥미롭게도 나중에 헤어진 사람들은 헤어지기 전부터 실제로 불안과 회피가 더 높게 나왔습니다. 즉, 우리가 전 연애를 더 불안정하게 기억하는 이유가, 헤어진 뒤 나쁘게 기억해서 그렇게 느끼는 것도 있지만, 원래 그 관계가 조금 더 불안정했기 때문에 그렇게 기억하는 것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3. 나는 그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는 기억은 과장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당시 측정했던 애착 수준과, 관계가 끝난 뒤 과거의 자신을 떠올리며 평가한 애착 수준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상대에게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으려고 하고,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거나 친밀감을 불편해하는 경향(애착회피)을 더 높게 기억했습니다.


그래서 헤어진 뒤에는, '사실 나는 그 사람을 별로 믿지 않았어, 마음속으로는 계속 거리를 두고 있었지, 깊은 관계는 아니었던 것 같아.' 라고 과거를 재구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왜 헤어진 뒤에는 과거의 관계가 달라 보일까요?


우리의 기억은 현재의 정보와 감정에 따라 과거의 경험을 다시 재구성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별처럼 관계의 결말을 이미 알고 있는 상황에서는 '결국 헤어졌다'는 현재의 정보를 가지고 과거를 바라보게 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미 결과를 알고 난 뒤 과거의 사건이 처음부터 당연했던 것처럼 느끼는 현상을 사후확증 편향(hindsight bias)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전 연애에 대한 나쁜 기억은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요?


실제로 헤어진 관계는 연애하던 때 이미 더 불안정한 특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전 연애가 힘들었다는 기억은 일부 맞기도 하고, 헤어진 이유가 있을거라는 사후확증 편향으로 일부는 틀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과거 연애를 돌아보며 그땐 좀 서툴렀구나... 하면서도 그 사람도, 나도 부족했다는 걸 인정하고, 현재의 연애에는 조금 더 성숙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방식으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무조건적으로 과거의 연애를, 또 과거의 만났던 그 사람을 나빴다고만 기억하진 마세요. 그 시간들도 사실은 모두 나를 구성하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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