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북경의 택배기사》를 읽고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를 읽으며 처음에는 노동의 강도에 압도되었다.
중국의 엄청난 물량, 폭발적인 인터넷 주문 문화와 배달 문화. 끝없이 밀려드는 택배 상자와 그것을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의 하루를 읽다 보면, 세상에 이보다 더 고된 일이 있을까 싶었다.
밤낮 없이 이어지는 노동 속에서 사람은 거의 하나의 부품처럼 움직였다.
그런데 바카라을 계속 읽다 보니, 정작 나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그 노동의 강도가 아니었다.
그 일을 겪고도 글을 썼다는 사실이었다.
그토록 지친 사람이 어떻게 글을 썼을까
저자는 야간 물류기지에서 하루 종일 승합차를 몰고, 택배를 나르고, 온몸이 녹초가 된 뒤에도 자신의 경험을 인터넷에 기록했다.
나는 그 사실이 이상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육체노동이 끝난 뒤 다시 바카라상 앞에 앉아 정신노동을 한다는 것. 더구나 오늘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과 사건을 다시 꺼내놓고, 감정을 조금 떨어뜨린 채 바라본 뒤 문장으로 남긴다는 것은 보통의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그저 쓰러져 자고 싶었을 것이다.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
그런데 그는 그날의 일을 다시 바라보았다. 누가 자신에게 무엇을 했는지, 자신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그리고 그 순간 자신 역시 누군가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기록했다.
나는 점점 이 바카라이 단순한 노동 체험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힘들다고 해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오래 남은 대목이 있다.
저자는 자신 역시 극심한 피로에 시달리고 있었으면서, 노동 현장에서 임산부 같은 약자를 충분히 도와주지 못했던 일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것을 변명하지 않고 자신의 부족함으로 남겨둔다.
처음에는 조금 의심하기도 했다.
'이 사람, 너무 착하게 보이려고 하는 것 아닌가?'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이렇게 꼬박꼬박 되짚어보는 것이 어쩌면 일종의 자기 연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바카라을 더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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