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서 올라온 야수가 마침내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네오바이오 투자법인 대표이사 윤태성.'
서류에 적힌 명함의 무게는 무거웠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명품 브랜드의 이름조차 생소해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보던 소년이, 이제는 하루에 수십억 원이 오가는 투자 법인의 수장이 되었다.
타워펠리스 C동 30층에 마련된 전용 사무실. 통유리창 너머로 한강과 강남 일대가 한눈에 펼쳐져 있었다. 태성은 맞춤 정장의 소매 끝을 정돈하며 의자에 깊숙이 몸을 파묻었다.
똑똑.
문이 열리고 들어온 사람은 최창식 회장의 외동딸이자, 국내 최고 로펌의 에이스 변호사인 최수연이었다.
눈매가 서늘하고 차가운 인상의 그녀는 태성을 향해 냉소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태성의 이력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온 눈빛이었다.
"윤태성 대표님? 아니, 윤태성 씨라고 불러야 하나."
최수연이 가죽 포트폴리오를 바카라상 위에 던지듯 내려놓았다.
"아버지가 지하 주차장에서 주워 온 개가 운 좋게 쥐 한 마리를 잡았다고 해서 신분 세탁이라도 된 줄 아나 본데, 착각하지 마세요. 대한민국 상류층 리더들이 모이는 '클럽 헤리티지' 모임이 이번 주 금요일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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