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여러 나와 함께 사는 법

양심과 욕망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일

by이키드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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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안에는 여러 모습이 함께 살아갑니다.

조금 더 바른 방향으로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는가 하면,

당장 원하는 것을 손에 넣고 싶어 하는 욕망도 있습니다.

실수를 돌아보게 하는 양심과

바카라임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올라오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도 상처를 주고,

때로는 충동적으로 행동합니다.


저는 그중 어떤 모습만 골라 진짜 나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INSIDE ME〉는 제 안의 모습을 좋은 나와 나쁜 나로

나누기 위해 그린 그림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마음이 한 사람 안에서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그 가운데 무엇이 제 삶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지를 그린

자화상입니다.


그림 위쪽에는 왕관을 쓴 초록색 애벌레가 있습니다.

제 그림 속 애벌레는 제 안에 존재하는 양심과

마음 깊은 내면의 소리를 상징합니다.

애벌레는 크기가 작아도 모든 작품에서 늘 왕관을 쓰고 있습니다.

제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끝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목소리이기 때문입니다.

그 목소리는 언제나 크고 분명하지 않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을 향해 달려갈 때는 잠시 멈춰 방향을 살피게 하고,

잘못을 외면하고 싶을 때는 마음 한쪽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두려움 때문에 행동하지 못할 때는 다시 한 걸음을 내딛으라고 말합니다.


그 아래에는 제가 있고, 가장 아래에는 커다란 파란 괴물이 있습니다.

괴물은 제 안의 욕망과 욕구, 충동과 죄바카라감,

제가 스스로 못났다고 여기는 모습들을 담고 있습니다.

폭팔하듯 화를 내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은 욕망,

내 뜻대로 하고 싶은 고집, 실수하고도 바카라임을 피하고 싶은 마음까지

모두 그 안에 있습니다.


괴물도 저입니다.

그 존재를 그림 밖으로 밀어낸다고

제 안에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모른 척할수록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더 거칠게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괴물을 감추거나 제거하기보다

그 존재를 인정하고 바라보려 합니다.


욕망과 충동에는 강한 힘이 있습니다.

그 힘은 저를 움직이게 하고, 무언가를 이루게 하며,

때로는 두려움을 뚫고 행동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방향을 잃으면 저와 주변 사람을 다치게 합니다.


죄바카라감도 마찬가지입니다.

잘못을 돌아보게 하지만, 그 안에 오래 갇히면

아무 행동도 하지 못하게 합니다.

중요한 것은 제 안의 괴물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그 힘을 누가 이끌 것인가입니다.


저는 양심과 내면의 소리가 삶의 중심을 잡기를 바랍니다.

왕관을 쓴 애벌레가 괴물의 강한 에너지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저는 그 힘을 타고 용기 있게 행동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림 속 저는 괴물의 등에 올라타 있습니다.

괴물에게 잡아먹히지도 않고, 두려워 도망치지도 않습니다.

그 힘을 외면하지 않은 채 함께 앞으로 나아갑니다.

머리 위의 애벌레는 작지만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이 배치에는 제가 살아가고 싶은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욕망과 욕구를 삶의 에너지로 사용하되,

양심과 내면의 소리가 방향을 정하는 삶.

못난 모습을 인정하되, 그 모습이 제 삶 전체를 끌고 가지 않도록

중심을 세우는 삶.

실수하고 흔들려도 다시 마음 깊은 곳의 목소리를 듣고 행동하는 삶입니다.


물론 저는 자주 균형을 잃습니다.

애벌레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괴물이 향하는 대로 달려갈 때도 있습니다.

뒤늦게 후회하고, 죄바카라감에 머물고,

다시 방향을 잡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그 과정까지 모두 저입니다.


성숙한다는 것은 제 안에서

마음에 드는 모습만 남기는 일이 아닙니다.

내 안의 여러 모습을 정확하게 알아가며, 그 모습을 받아들이고

그 모든 힘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 선택하는 일입니다.


저는 제 안의 괴물을 부끄러워하며 숨기기보다,

왕관을 쓴 애벌레와 함께 잘 이끌어가고 싶습니다.

선한 마음만 가진 완벽한 사람이 되려는 것이 아니라,

제 안의 모순을 인정하면서도

양심과 내면의 소리를 놓치지 않는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INSIDE ME〉는 그런 저의 자화상입니다.

제 안에는 애벌레도 있고 괴물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모습이 저를 이루고 있습니다.

제가 계속 묻는 것은 하나입니다.


이 많은 마음 가운데, 오늘 내 삶을 이끌 목소리는 누구인가.





작품 정보

작품명|INSIDE ME
작가|이키드로우 IKI.D.RAW
제작연도|2025
재료|Acrylic and oil pastel on canvas
크기|53 × 45.5 × 1.5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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