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이런 거 아니겠지?

by비니

지난 주 일요일은 필라테스 휴강이었다. 필라테스 선생님이 갑자기 아파서 응급실에 갔기 때문이다. 오늘 강의실에 들어가 선생님 얼굴을 보니 한 주 사이에 핼쓱해져 있었다.


-아프셨다는데 괜찮으세요?

-네, 괜찮아요. 장염에 걸려서....... 그날 일요일 아침에 식탁에 놓여져 있던 샌드위치랑 우유를 먹었는데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상했었나 봐요. 저번 주 강습 진행 못 해서 죄송해요.

-아니에요. 그런 생각 마세요. 선생님 아프시다고 해서 걱정했어요.


훈훈한 대화를 나눈 후에 수업이 시작되었다. 선생님에게 며칠 전부터 갑자기 오금이 아프다고 했더니 허벅지 힘이 약해서 그런 거라며 허벅지 힘을 기르는 자세들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강습 시간이 흐를수록 동작의 강도도 강해졌다.


-어, 이게 아닌데?


그동안은 힘들어도 어찌어찌 따라할 만해서 방심했었나 보다. 한쪽 허벅지는 상판(정확한 명칭은 모른다.) 위에 올려 90도로 구부리고 페달을 밟은 쪽 허벅지를 내렸다가 올라오는 동작에서는 저절로 곡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이고~ 아이고~


나도 웃고(울 수는 없잖아.......) 선생님도 웃었다.


상판 위에 있는 허벅지의 힘 만으로 페달 쪽 허벅지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말에 배너 박사가 헐크로 변신할 때처럼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으으윽’을 외쳤다. 이 동작이 익숙해지면 양쪽의 바를 잡지 않고도 할 수 있다며 나비처럼 가볍게 오르내리는 선생님의 동작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선생님은 동작이 바뀔 때마다 거울을 보라고 했다. 자세를 바르게 잡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내 자세보다 올록볼록한 몸이 보여 거슬렸다. '저 여자가 나라고? 진짜 못 봐주겠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수업이 나의 마지막 곡소리와 함께 드디어 끝났다. 선생님은 오늘 어땠는지 미소를 지으며 소감을 물었다. 한 시간의 수업으로 나는 너무 익어서 축 늘어진 파김치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쉽지는 않았지만 동작을 반복하면서 선생님의 설명대로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이 꼴보기 싫더라고요.

-에이, 아니에요, 진짜 아름다우세요. 저는 모든 분이 다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아프지 말고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얼굴도 예쁜 선생님이 말도 참 예쁘게 하는구나 감탄했다. 사람들은 타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자신의 외모에 대해 낮은 점수를 준다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 거울에 비친 내가 흉하게 보인 걸까? 그래도 올록볼록한 몸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필라테스를 다이어트가 아니라 체형 교정과 재활을 목적으로 선택했으니 꾸준히 해보자고 다짐한 오늘의 나.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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