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필라테스하는 여자야

by비니

필라테스 특강에 두 번 참여하고 몸살이 났다. 그동안 편하게 지내던 근육들을 쓰다 보니 그런 것 같았다. 컨디션이 바닥을 치니 고민이 생겼다. 필라테스할 때마다 몸살기로 끙끙 대면 일상에 지장이 생길 것 같아서였다.


백화점 문화센터의 ‘필라테스 강좌’를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며칠을 고민했다. ‘할 일이 많은데 아프면 안 되지, 나중에 할까?’와 ‘운동 처음 시작하면 힘든 건 당연한 건데 미루지 말고 시작할까?’라는 생각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이렇게 고민만 하고 있을 수 없어서 사람들에게 물어보지 않고 AI에게 질문했다.


-내가 지금 필라테스를 시작했는데 두 번 했더니 몸이 아파. 그래도 계속 해야 할까?

-지금처럼 가벼운 몸살은 정상이니 계속하는 게 좋습니다.


사실 결론은 이미 내려져 있었다. 내가 언제 운동을 꾸준히 해 본 적 있나. 이번 기회에 계속 해 보자 하는 생각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요일 아침, 11시 강좌에 맞추기 위해 쑤시는 몸을 억지로 일으키고 피로회복제부터 입에 털어 넣었다. 레깅스 위에 편한 와이드 벨벳 팬츠를 겹쳐 입고 문화센터로 향했다. 선생님은 내 수준에 맞추어 수업을 진행해 주었지만 설명대로 동작을 따라 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았다.


그래도 '지금 안 하면 언제 하겠는가. 할 수 있을 때 해야지.' 싶어 죽을힘을 다해 따라 했다. '언제 끝나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계속 몸을 움직이다 보니 시계가 11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제 누가 "무슨 운동하세요?"라고 물으면 우아하게 미소 지으며 이렇게 대답할 준비가 되었다.


-저, 필라테스해요.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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