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의 쫀득쿠키 (chewy cookie)

난이도 ★★★

by영감산바카라

버터 향과 볶은 견과류의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는 스테인리스 작업대 위로,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울렸습니다.



"오늘은 여러분들이 희망하던 두바이쫀득쿠키를 만들어볼게요. 두바이 초콜릿이 한국적으로 해석한 직관적인 바삭함이었다면, 이 쿠키의 핵심은 겉과 속에 숨어 있는 극단적인 식감의 대비예요."


"왜 이름을 두바이 쫀득 쿠키라고 지었나요? 두바이에서 이런 쿠키를 파나요?"


"질문 감사해요. 두바이 초콜릿이 한때 유행했던 적이 있었죠? 초콜릿 속에 카다이프 면을 볶아서 화이트 초콜릿과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로 버무린 걸 찹쌀떡 개념으로 마시멜로로 감싼 거예요. 한국에서 시작해 세계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죠."


"두바이가 파리, 뉴욕, 상하이처럼 살고 싶거나 매력적인 도시도 아닌데 왜 네이밍을 그렇게 했을까요?"


"공감 가는 말씀이에요. 사실 두바이가 문화적 깊이보다는 초고층 빌딩, 사막, 자본의 오아시스 같은 단편적인 이미지로 소비되는 곳이다 보니, 도시 자체의 매력과는 별개로 '마케팅 키워드'처럼 쓰이는 게 낯설게 느껴지는 게 당연합니다. 디저트에서 이 이름이 붙은 건 도시의 실재하는 매력 때문이라기보다는, SNS 생태계가 만들어낸 '상징적 허상'에 가깝습니다. 도시 이름이 ‘형용사’나 ‘장르’처럼 소비되면서, 낯설고 어쩌면 피로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저도 '두바이'보다는 '부산'이나 '서울'이 훨씬 더 세련되고 좋은걸요."


"한마디로 허세라는 거잖아…"


옆에 앉은 이 씨가 특유의 시니컬함으로 중얼거렸습니다.


작업대 한쪽에 놓인 팬 위에서 카다이프 면이 노릇노릇하게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실타래 같은 카다이프 면발에 버터가 스며들며 튀겨지듯 볶아질 때마다, 은은하게 올라오는 풍미와 함께 사근사근한 소리가 수강생들의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팬 위에서 황금빛으로 물든 카다이프를 식히는 사이, 우리는 진한 초록빛의 피스타치오 페이스트를 넉넉히 담아냈습니다.



"이 카다이프를 얼마나 골고루, 뭉침 없이 버무려 내느냐가 ASMR의 층위를 결정해요. 버터의 풍미를 머금은 카다이프가 식으면서 바삭함을 회복하면, 피스타치오 페이스트와 화이트 초콜릿의 꾸덕하고 녹진한 고소함이 사이사이를 촘촘히 메우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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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일본에서 작가 데뷔해 2023년 리걸테크 스타트업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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