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이 두 번 울렸다
하현국
1979년 그날 밤
사이렌이 울렸다
밤 9시쯤이었을 거야
9시 뉴스
대통령이 죽었다고 했어
전쟁이 일어날 거라고 어른들이 그랬어
을방 갔다가 퇴근하는 아저씨들이
잠을 버린 채 주포(酒鋪)로 몰려갔다
다음날 새벽 다시 사이렌이 울렸다.
산중턱 스피커에서 탄광사고가 났다는
메아리가 터져 나왔다
광산촌 마을에 불이 켜졌다
사택 안 울음이 불빛처럼 터져 나왔다
아침이 되자 은성광업소로 몰려갔다
절규하는 엄마 따라
아이들도 눈을 비비고 갔다
세상은 하얗게 덮였다
붉은 눈물이 번졌다
회관은 울음바다가 되었고
신작로에 흙들이 절규로 개어졌다
세상이 봐주지 않은 검은 죽음
슬퍼하지 않은 활자에 찍힌 이름들
대통령의 꽃상여에 울음이 쌓였고
44명을 실은 리어카 거적 위로 비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