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를 시작한 지 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지만 적어도 3년은 된 것 같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프로그램에서는 로또 한방이 되고 난 뒤 인생이 망했다는 영상을 틀어주었다. 자장면 집에서 오토바이 배달을 하던 아저씨가 로또가 당첨이 되고 나서 그 자장면 주인분께 오토바이 4대를 기부를 하고 홀연히 사라지시고 사람들은 그 사람이 부자가 되어서 더 이상 돈을 벌지 않을 거라는 말을 하고 떠난 뒤 정확하게 5년이 되지 않아 다시 나타나고 모습을 전 보다 더 좋지 않았다고 증언을 했다. 이유는 로또에 받은 돈을 흥청망청 쓰고 다시 그 로또를 기대하고 돈을 쏟아부어서 돈이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속으로 나는 생각했다. '내가 저 돈을 받으면 일단 집부터 사고 나는 아주 조용히 잘 살 자신이 있는데 왜 안 될까?' 그래 생각한다.
초등학교 때 로또인지 아닌지는 모르나 집을 주는 그런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우리 엄마가 그러셨다. 인생에 한방이란 없다고. 성실하게 살아야 뭐든 되는데 한방이다 두방이다 이런 말 하는 사람들 사기꾼이 많다고 , 그래서 살면서 뭐든 한 번에 뭘 하지 말고 계획해서 살아야 한다고 그렇게 살아도 인생은 꼬여서 어떻게 흘러도 이상하지 않다고 하셨다. 뭐든 돌려서 말해도 우리 엄마 말씀은 맞다.
하지만 난 매주까지는 아니어도 한 달에 두어 번은 로또를 산다. 긁는 로또도 사고 그냥 방송용 로또도 산다.
최고 잘 된 방송용 로또는 6만 원까지 받았고 긁는 로또는 최고 일만 오천 원까지 나왔다. 그러나 언제나 5억이 최종인 내 욕심은 먼 나라 이야기이다. 전날에 꿈이 좋았다 나빴다 없다 그냥 지나가다가 혹시나 하여 산 로또들은 그냥 휘발성으로 날리는 셈이다. 알면서도 로또를 사는 이유는 기다리는 재미라고 처음에는 생각했다. 그런데 이것도 아니다. 정말 나는 회사를 다니기 싫어서 산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주 다니기 싫은 게 아니라 언제 그만두어도 마음 편히 그만두고 싶어서 로또를 사는 것 같다. 인생이 언제 어떻게 흐를지 모르는데
로또가 당첨이 되면 회사는 취미로 다니고 싶은 거다. 누가 들으면 참 어이없다 하겠지만 내가 아는 어떤 분은 물건을 살 때 가격을 보지 않고 산다. 파이어족이 꿈이어서 정말 열심히 사셨고 덕분에 지금 50대 파이어족으로 누구보다 화려하게 사신다. 그리고 역시 뭘 사든 가격은 상관없다. 쿨한 거래를 볼 때마다 나는 언제 저렇게 살까 싶어서 30대에 더 바짝 벌었어야 했나 싶어서 후회를 하고 있는 요즘이다.
그래 다시 로또, 로또가 요물이다. 당첨자들 이야기를 들으면 꿈을 꾸었거나 그날 그냥 지나가는데 사서 당첨이 된 이야기를 들으면 나에게는 요행은 요행이다. 그래서 그럴까? 그런 요행은 나에게 운으로 오지 않으니 성실하게 일해서 먹고살면 두 다리 뻗고 산다고 엄마가 늘 말씀하셨는데 엄마는 로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로또는 인생에 모든 운을 다 끌어다 써서 진짜 남은 운을 다 쓰는 거니 좋은 것도 아니지"
그 말을 듣고 그래도 상관없다 생각했는데 평범하게 하루하루 보내는 게 소원이었던 20대가 있었고 30대 초반이 있었다. 사는 게 답답해서 이러다 내가 죽어야 끝이 나겠다 싶었던 평범한 하루가 소원이었던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의 내 삶이 로또나 다름없다. 그래서 그럴까,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생각하면 자기 생각으로 지금이 가장 밝은 화양연화 일 수 있으니 꼭 돈이 들어와야 로또는 아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지금에 회사가 있고 경기도 어려운데 갚을 대출이 없으니 좋고 갈 곳이 있고 머무름이 있으니 좋은 거 아닌가 싶음에 난 지금이 로또라고 생각한다.
그래 로또는 재미일 뿐이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로또가 덜컥 된다고 해도 나는 변하지 않을 생각이다. 잠시 꿈만 같은 당첨을 생각했을 때 나는 기부도 생각했다. 사람은 결코 혼자 사는 게 아니니 좋지 아니한가.
로또라는 게 참 요물이기는 하나 어떻게 어떤 사람에게 돌아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게 로또이니 재미로 구입하면서 재미로 끝내려고 한다. 안되니 언젠가는 되겠지 하는 생각도 벗어나야 되지 않을까. 도를 닦는 심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