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남은 외모의 기억
나에게는 나와 닮은 듯 안 닮은 듯 하지만 꽤나 닮은 다섯 살 터울의 언니가 있다.
자매이니만큼 우리는 주변으로부터 서로가 서로의 비교대상이 되는 것이 그다지 특별한 일은 아니었다.
누가 더 얌전하니, 공부를 잘하니, 싹싹하니, 좋은 온라인 게임을 얻었느니 뭐니 수도 없이 많은 비교들 속에서도 가장 처음으로 비교되었고, 제일 많은 비교를 받았던 것은 아마도 '외모'였을 것이다.
언니는 어릴 적부터
"동생은 예쁜데 너는 왜 그렇게 생겼어?"
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여자아이라면 누구라도 예쁘다는 말이 듣고 싶었을 텐데 언니는 그 말을 듣지 못한 채 자랐다.
그래서인지 언니는 나중에 아이가 생긴다면 객관적으로 예쁘든 아니든 무조건 예쁘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나 역시 외모에 대한 말을 많이 듣고 자랐지만 내가 들었던 말은 언니가 들어왔던 말과는 조금 결이 달랐다.
"너는 어릴 땐 예쁘게 생겼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컸지?"
그래서 나는 언니의 말에 난 아이가 설령 객관적으로 예쁘게 생겼어도 절대 예쁘다는 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 대답했다.
우리는 같은 외모에 대한 말들을 듣고 자랐지만 언니에게는 '허기'가, 나에게는 '상실'로 남았다.
어쩌면 언니와 내가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말은 결국 같은 말이지 않을까 싶다.
다만 언니는 그 말을 ‘예쁘다’라는 말로 전하고 싶고, 나는 외모에 대한 말을 아예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하고 싶은 것뿐이다.
누군가가 예쁘다고 말해주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부족한 것은 아니었고, 한때 예쁘다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그것을 잃은 것이 내가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도 아니었다.
사람의 가치는 얼굴 하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세상에는 얼굴보다 훨씬 중요하고 오래 남는 것들이 많으니까.
그러니 부디 그런 말 하나에 너무 오래 마음을 빼앗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마 우리가 아이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은 결국, 오래전 우리 자신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