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이름의 그늘

5) 사랑의 삼중주

by시인 한익 김종한

『그리움 찾아 나선 카네이션』



눈뜨자마자 선명하게

잊지 말라고 맴도는 두 얼굴.

내 머리 위로 이미 서리가 한 다발

두 분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가지 말라던 손길 기어이 뿌리치고

고집으로 밀어붙인 그 길 위에서,

부모님 떠나시니 서약은 온데간데없고

빛바랜 꿈 위로 서리꽃 피었구나.

애달파라, 이 마음 한 조각구름에 실어…


딸아이의 잠든 얼굴 속에서

지난날의 내 모습 조금씩 마주하고

철들기엔 여전히 설익은 자녀이지만,

지나온 아쉬움 저울에 달아

몇십 배의 사랑으로 토끼를 품고 싶네.


독서와 신앙으로 버텨낸

아버지의 애달픈 침상,

간직했을 이름 모를

그 꿈을 대신해

붓 들고 거리로 나서

시대 아픔을 남겨보자.


고단한 병수발마저

기도로 빚어내신 어머니,

삼 남매 위해 못다 핀 꿈과

숭고한 그 정신 알아차려

봉사의 길 위에 꽃장식도 해보자.


정성껏 눌러쓴 큰아들의 손 편지

고운 꽃 두 송이 곁에 두었으나,

전할 길 없어 집을 비우고

그리움의 문턱을 서성거렸네.


지나던 이웃사촌 달빛 붙들고

카네이션 주인공 안부 물었는데

들을 수 없고 알 수도 없어.


내일은 별빛이 알려 주실까

아니면 못다 핀 꿈,

내가 살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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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 끝으로 세상을 노래하는 시인 한익(翰翼)입니다. 일상의 조각들을 시와 수필로 엮어, 냉(冷)한 세상에 온기(溫氣)를 나누며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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