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펜은 실패가 아니었다.
바카라 출간을 위한 첫 작업은 출판사에 초고를 보내는 일이었다. 나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새로운 글을 쓰기보다 오마이뉴스와 온라인카지노스토리에 써놓았던 글을 주제별로 분류하고, 바카라의 흐름에 맞게 다시 고치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미 완성된 글을 고치는 일이니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연재 글을 한 권의 바카라으로 묶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다. 각각의 글은 독립적으로 읽을 때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한 권의 바카라 안에 나란히 놓고 보니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기도 했고 글마다 분위기와 호흡도 제각각이었다.
어떤 글은 과감하게 덜어내야 했고, 어떤 글은 처음부터 다시 써야 했다. 사건의 내용만 나열한 글에는 당시의 상황과 감정을 새롭게 보태야 했다. 한 편의 기사에서는 충분했던 설명이 바카라에서는 부족했고, 글을 쓴 나에게는 당연한 사실이 독자에게는 전혀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온라인 게임인에게 그 시간을 마련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퇴근한 뒤 저녁마다 두세 시간씩 원고를 붙잡았다. 하루 종일 업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몸은 쉬고 싶다고 신호를 보냈지만, 바카라상 위에 놓인 노트북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하루를 미루면 다음 날 해야 할 분량이 그만큼 늘어났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