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글을 읽고 만족해하던 ‘오만함’을 뉘우치며
바카라 출간을 위해 출판사 관계자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겨울이었다. 내가 세종에서 근무하고 있는 상황을 배려해 토요일 점심 약속을 잡아 주었다. 출판업계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은 처음이었다. 왠지 업계 특성상 말수가 적고 딱딱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만나보니 전혀 달랐다. 분위기는 유쾌했고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편집자가 내가 오마이뉴스와 온라인카지노에 썼던 글을 하나하나 이야기하며 공감해 주었다는 점이었다. 어떤 글에서 웃었고, 어떤 글에서 오래 생각하게 되었는지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그 순간 처음으로 깨달았다. 나는 혼자 글을 써온 것이 아니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독자가 내 글을 읽고 공감해 주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날의 나는 조금 들떠 있었다.
열 곳이 넘는 출판사에서 거절을 당한 뒤 처음으로 찾아온 기회였다. '드디어 내 글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나타났구나.' 그런 생각에 마음이 한껏 부풀어 있었다. 어쩌면 그때부터 이미 바카라이 나온 것이나 다름없다고 착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착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출판사와의 첫 만남 이후 나는 그동안 써 두었던 글들을 처음부터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비슷한 주제끼리 묶고, 순서를 바꾸고, 바카라 한 권의 흐름에 맞게 새롭게 분류했다. 그렇게 모인 원고는 A4 용지 200여 쪽에 이르렀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연재 글과 바카라은 전혀 달랐다. 한 편의 글은 그 자체로 끝나지만, 바카라은 모든 글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져야 했다. 결국 다시 처음부터 읽고, 고치고, 버리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