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미루고 카페에서 글을 쓰는 어느 여름날의 생각

의지보다 시작하기 쉬운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by하랑팀장

단순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런데 단순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물건을 줄이고 약속을 덜 잡는 것일까. 해야 할 일을 몇 가지 포기하고 한가롭게 사는 것일까.


요즘 내가 생각하는 단순한 삶은 조금 다르다.

하루에 딱 하나만 이루겠다고 마음먹는 것이다. 그 하나를 해냈다면 나머지가 조금 부족해도 스스로에게 합격점을 주는 삶이다.

“오늘 가장 중요한 일을 했으니, 이 정도면 잘했다.”

누군가 매일 이렇게 칭찬해 준다면 그럭저럭 살 만하지 않겠는가.


게리 켈러와 제이 파파산이 쓴 《원씽》에는 이런 질문이 나온다. 지금 할 수 있는 한 가지 일 가운데, 그것을 함으로써 다른 일들이 더 쉬워지거나 필요 없어지는 일은 무엇인가. 저자들은 여러 일을 비슷한 중요도로 늘어놓기보다 가장 중요한 하나를 찾아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하라고 말한다.


바카라을 읽고 난 뒤 나는 전보다 ‘가장 중요한 하나’를 더 자주 생각하게 되었다. 문제는 그 하나를 알아도 곧바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가장 중요한 일은 대개 어렵다. 머리를 많이 써야 하거나,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하거나, 몸을 움직여야 한다. 그러다보니 나는 one thing을 앞에 두고 주변을 정리하곤 한다. 급하지 않은 메일을 확인하고,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간단한 일 몇 가지를 먼저 처리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분명 바쁘게 움직였다. 그런데 정작 가장 중요한 일은 그대로 남아 있다.


나는 성향상 미리 계획하고 차근차근 해내는 편도 아니다. 마감이 가까워지고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집중력이 생긴다. 시간에 쫓기면서도 결국 (어느 정도 이상의 퀄리티로) 해냈다는 경험이 쌓이다 보니, ‘나는 마감기한이 되어야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심리학에서는 기한이 임박할 때까지 일을 미루는 현상을 단순한 게으름보다 자기조절의 문제로 설명한다. 특히 하기 싫거나 부담스러운 일을 마주할 때 생기는 불편한 감정을 잠시 피하기 위해 다른 일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에서는 감정을 견딜 여력이 줄어들어 이런 미루기가 더 쉽게 나타난다.

그러니 내가 미루는 것은 운동 자체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퇴근후 운동복을 갈아입고 다시 밖으로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 숨이 차는 불편함, 예전보다 떨어진 체력을 확인하게 될 것 같은 마음을 피하는 것이다. 당장 소파에 앉는 편이 편안하다. 오늘의 피로는 지금 느껴지지만, 운동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는 먼 미래의 일처럼 보인다.


문제는 그 편안함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운동을 하지 않으니 체력이 떨어진다. 체력이 떨어지니 퇴근 후 더 피곤하다. 피곤하니 인내심도 줄어든다. 힘드니 다시 운동을 미룬다. 그렇게 악순환이 만들어진다.


지금 나의 원씽은 운동, 그중에서도 산바카라이다. 그 사실을 알면서 나는 지금 카페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밖은 덥고 습하다.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온몸에 달라붙을 것 같은 공기를 상상하면 걷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최근 회사 일이 많아 온라인카지노 글을 자주 쓰지 못했으니 오늘은 글을 쓰고 싶다. 독서도 하고 싶다. 그러나 순서를 따지자면 글보다 독서보다 산바카라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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