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2] 결국 우리는 젤리 때문에 6만 원을 냈다

여행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서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by하랑팀장

여행의 마지막 날은 늘 조금 아쉽다. 아직 떠나기 싫은데 캐리어를 닫아야 하고, 호텔을 나서야 하고, 공항으로 향해야 한다. 여행은 떠나는 날보다 돌아오는 날이 더 빨리 오는 것 같다.

오사카에서의 마지막 아침도 그랬다.


조식을 먹고 각자 마지막 스파를 즐겼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벌써 마지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에서는 평소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시간도 유난히 소중하게 느껴진다.


체크아웃을 마친 우리는 역 사물함에 기내용 캐리어 네 개를 맡겼다. 덕분에 가벼운 몸으로 마지막 오사카를 걸을 수 있었다.

3명 캐리어끄는 모습.jpg


시장 골목을 천천히 둘러봤다. 정갈하게 진열된 일본 식기와 칼, 생활용품을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금세 흘렀다. 꼭 무언가를 사지 않아도 여행지의 시장은 재미있다.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떤 물건을 쓰고, 어떤 음식을 만들며 살아가는지 자연스럽게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칼시장.jpg
시장모습3.jpg
시장모습2.jpg
시장모습1.jpg


그리고 마지막 식사를 고민했다.

"뭐 먹을까?"

아들의 대답은 망설임이 없었다.

"회전초밥이요."

첫날에도 먹었는데 또 초밥이라니.

하지만 이번에는 세계 최초의 회전초밥집으로 알려진 곳이었다. 일본 여행의 마지막 식사로는 더없이 잘 어울렸다.


첫날 먹었던 초밥도 맛있었지만, 이곳은 한 수 위였다. 밥의 온도와 생선의 식감이 미묘하게 달랐다. 네 식구 모두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마지막 접시를 비웠다.

'마지막 식사가 맛있으면 여행도 성공이다.'

그날 우리 가족은 모두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공항으로 향하기 전까지도 여행은 순조로웠다.

문제는 공항 수속 카운터에서 시작됐다.

직원이 우리 캐리어를 보더니 말했다.

"곤약젤리는 기내 반입이 안 됩니다."

순간 귀를 의심했다.

"네?"

직원은 카운터 앞에 붙어 있는 안내 사진을 가리켰다.

사진 속 제품이 낯설지 않았다.

우리가 돈키호테에서 친구들에게 나눠주려고 사 둔 바로 그 젤리였다.

순간 네 식구가 동시에 서로를 바라봤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하랑팀장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대기업 팀장 5년차, 겁 없이 빠른 실행력,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여팀장의 리더십,

685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65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