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이 된 아들과 떠난 2박 3일, 그 시작은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
아들의 기말고사가 끝난 날이었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은 가방을 내려놓을 틈도 없이 다시 캐리어를 들었다. 우리는 곧바로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일본 오사카. 2박 3일의 짧은 가족여행이었다.
예년 같으면 상반기에 해외여행을 다녀왔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아들이 고등학생이 되면서 시험 일정이 가장 먼저 달력에 들어왔다. 여행은 그 뒤였다. 사실 여행을 가지 않는다고 공부를 더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 아들은 여행의 여파가 컸다. 떠나기 전부터 들뜨고, 여행지에서는 밤늦게까지 휴대폰을 보고, 돌아오면 흐트러진 생활 리듬을 다시 잡는 데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여행을 미루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들이 말했다.
"일본으로 미식여행 한번 가고 싶어요."
남편은 그 말을 흘려듣지 않았다. 급하게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했고, 우리는 시험이 끝나는 날 바로 떠나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길 정말 잘했다.
인천공항에서 수속을 마치고 공항 라운지로 향했다. 카드 혜택으로 이용하는 라운지였지만, 여행은 그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 같았다. 비행기를 타기도 전에 네 식구 모두 배를 든든히 채웠다.
이번에는 저가항공을 이용했다. 위탁수하물을 추가하면 비용이 꽤 늘어나는 항공권이었다. 결국 네 식구 모두 기내용 캐리어 하나씩 끌고 다니기로 했다. 이동할 때마다 조금 불편했지만, 그 덕분에 짐도 마음도 한결 가벼웠다.
간사이공항에 도착해 완행 공항철도를 탔다. 창밖으로 일본 주택들이 스쳐 지나갔다. 아담한 집들이 이어지고, 역마다 사람들이 오르내렸다. 관광지를 보기 전인데도 일본이라는 나라의 일상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밖으로 나오자 오사카의 밤이 우리를 맞았다. 도톤보리는 생각보다 훨씬 활기찼다. 네온사인이 강을 따라 번지고, 커다란 간판들이 거리를 밝히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익숙한 것은 글리코 러너였다. 두 팔을 벌리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은 수십 년 동안 오사카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같은 포즈를 따라 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강 위를 천천히 지나가는 유람선, 거리 공연을 구경하는 사람들,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웃음소리….
오사카의 밤은 단순히 화려한 것이 아니라 살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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