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 복이 좋은 팀장은 무엇을 해야 할까

팀원 복은 감사할 일이고, 그 복을 지키는 것은 팀장의 일이다

by하랑팀장

요즘 나는 내가 팀원 복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20명 넘는 팀원 중에 눈에 띄게 잘하는 사람이 있다. 맡기면 기대 이상으로 해내고, 한 번 설명하면 일의 맥락을 이해하고, 결과물의 수준도 기대치를 충족한다. 이런 팀원들은 팀장 입장에서 정말 든든하다.


또 한쪽에는 바카라임감 있게 자기 몫을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화려하게 드러나지는 않아도 안정적이다. 마감은 지키고, 맡은 일은 끝까지 끌고 간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다. 조직에서 이런 팀원들이 많다는 것은 팀장에게 심리적 안정을 준다.


이 정도 팀원 복은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한다. 팀장이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팀원들이 따라오지 않으면 혼자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반대로 팀원들이 자기 자리에서 제 몫을 해주면 팀장은 더 멀리 볼 수 있다. 눈앞의 불을 끄는 데만 매달리지 않고, 방향을 고민하고, 다음 단계를 준비할 수 있다.


하지만 팀원 복이 좋다는 말이 팀장이 할 일이 적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일 수 있다. 좋은 팀원을 만난 팀장은 그 복을 잘 다뤄야 한다. 좋은 사람을 소모하지 않고, 안정적인 사람을 더 성장시키고, 아직 흔들리는 사람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팀장 직무를 매년 할수록 '팀원 모두들 똑같이 대하는 것이 공정함은 아니다'는 생각을 한다. 각자에게 필요한 것을 다르게 주는 것이 더 어려운 공정함이다. 이미 앞서가는 팀원에게는 더 많은 일을 주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한다. 이 사람이 지금 성장하고 있는가, 아니면 소모되고 있는가.


에이스급 팀원은 일을 잘한다. 그래서 일이 몰리기 쉽다. 급한 일, 중요한 일, 임원 보고 자료, 민감한 고객 대응,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기면 팀장은 자연스럽게 그 사람을 떠올린다. “이 사람에게 맡기면 되겠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믿음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보상이 아니라 부담이 된다. 잘하는 사람에게 계속 어려운 일을 주면서 “네가 제일 잘하니까”라고 말하는 것은 칭찬처럼 들리지만, 당사자에게는 끝없는 추가 업무로 느껴질 수 있다.


에이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업무 배분이 아니다. 무대와 권한, 그리고 성장의 방향이다. 잘하는 팀원에게는 왜 이 일을 맡기는지 설명해야 한다. 이 일이 조직 전체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려주어야 한다. 결과물을 가져오라고만 하지 말고, 판단할 권한도 함께 주어야 한다. “네가 알아서 해봐”가 아니라 “이 범위 안에서는 네 판단을 믿겠다”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또 하나 중요하다. 에이스에게는 가끔 “더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도 해주어야 한다. 잘하는 사람일수록 스스로를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다. 기준이 높고, 바카라임감이 강하다. 그런 사람에게 팀장은 더 높은 목표만 주는 사람이 아니라, 적정한 선을 같이 잡아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에이스는 팀의 보물이다. 보물은 쓰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먼저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하랑팀장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대기업 팀장 5년차, 겁 없이 빠른 실행력,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여팀장의 리더십,

684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65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작가의 이전글차키 대신 리모콘을 들고 나간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