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은 짧지만, 다시 시작하는 마음을 만들기에는 충분하다
우리는 다짐을 자주 한다.
내일부터 운동해야지. 아침에 일어나면 스트레칭해야지. 잠들기 전에 바카라을 읽어야지. 저녁 먹고 바로 설거지해야지. 쇼츠를 조금만 보고 휴대폰을 내려놓아야지.
다짐은 꽤 쉽게 만들어진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마음은 결심했는데 몸이 따라오지 않는다. 하루는 어떻게든 해낸다. 그런데 다음 날은 다시 멈춘다. 며칠 쉬고 나면 처음의 의욕은 금세 희미해진다. 그럴 때 우리는 스스로를 나무란다.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할까. 나는 왜 꾸준히 하지 못할까. 나는 왜 시작도 못 할까.
그런데 요즘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문제는 의지의 크기만이 아니다. 시작의 문턱이 너무 높을 때가 많다. 설거지할 그릇이 한가득 쌓여 있는 날이 있다. 싱크대 앞에 서기도 전에 한숨이 먼저 나온다.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몸이 무거워진다. 그릇, 냄비, 컵, 수저통까지 한 번에 떠올리면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진 기분이 든다. 그럴 때 나는 목표를 바꾼다. “다 씻자”가 아니다. “수저 하나와 젓가락 한 벌만 씻자”다.
정말 그것만 씻기로 한다. 당장 급한 수저 하나, 젓가락 한 벌. 그 정도면 할 수 있다. 마음이 가벼워진다. 신기하게도 막상 물을 틀고 수세미에 세제를 묻히면, 수저 하나에서 끝나지 않을 때가 많다. 젓가락 한 벌을 씻고, 옆에 있던 숟가락 두 개를 더 씻고, 작은 접시 하나까지 씻는다. 어느 날은 그대로 설거지 절반을 끝내기도 한다. 물론 정말 힘든 날은 수저 하나와 젓가락 한 벌만 씻는다. 그래도 괜찮다. 애초에 나는 그것만 하기로 했으니까. 그날의 목표는 설거지 완성이 아니라, 몸을 조금 움직이는 것이었다.
나는 이 방식을 혼자 “2분 전략”이라고 부른다.
침대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트레칭을 하면 좋다는 건 누구나 안다. 몸을 풀면 하루를 가볍게 시작할 수 있고, 혈액순환에도 좋고, 마음도 조금 정리된다.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아는 것과 하는 것은 다르다.
그래서 나는 2분만 하려고 한다. 솔직히 말하면 2분도 못 채울 때가 있다. 30초만 할 때도 있다. 누운 채로 발목을 오른쪽으로 몇 번, 왼쪽으로 몇 번 돌린다.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무릎을 오므렸다 폈다 한다. 어떤 날은 팔을 위로 뻗고 등을 길게 늘인다. 이것을 운동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게는 중요하다. “오늘도 했다”는 감각이 남기 때문이다. 거창한 성취감은 아니지만, 몸이 나를 완전히 놓아버리지는 않았다는 작은 신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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