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선에 서게 해주는 사람은 의외로 주변에 많다
일요일 아침, '2026 IM 뱅크 코리아 오픈 마라톤'에 참가했다. 코스는 하프, 10km, 5km 였고 나는 10km를 신청했다. 함께 참가한 지인들이 있었지만 막상 출발선에 서면 결국 각자의 레이스다. 누군가는 빠르게 앞서 나가고, 누군가는 천천히 자신의 호흡을 유지한다. 마라톤은 단체로 시작하지만 혼자 완주하는 운동이다.
10km를 달리는 동안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올해 4월, 나는 처음으로 10km 마라톤을 완주했다. 그때 목표는 단 하나였다. 90분 안에 들어오는 것. 결과는 1시간 14분. 예상보다 훨씬 좋은 기록이었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느꼈던 성취감은 지금도 생생하다.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은 두 번째 마라톤이었다. 신기하게도 기록보다 마음이 달라져 있었다. 첫 번째 대회에서는 긴장감이 컸다. 출발 전부터 완주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이미 한 번 해봤다는 경험이 마음을 편하게 만들었다. 결과는 1시간 17분. 기록만 놓고 보면 4월보다 3분 늦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아쉽지 않았다. 오히려 더 즐겁게 달렸다.
사람들은 종종 기록으로만 결과를 판단한다. 하지만 두 번째 경험이 주는 가치는 기록과 다른 곳에 있다.
'나는 해본 사람이다.' 이 확신이 생기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이라고 부른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는 사람들이 실제 능력보다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완주가 기록을 남겼다면, 두 번째 완주는 자신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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