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끼리 재밌게 살자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평일 새벽, 남편과 나는 평소와 다른 옷을 입고 공기를 가르며 집을 나섰다. 평일에 휴가를 내고 남편과 라운딩을 다녀오기 위해서였다. 요즘은 남편과 나의 온라인 게임 모두 연차휴가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라고 독려한다. 휴가를 쓰지 않고 일하면 돈으로 보상해 주는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미사용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에 회사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휴가 사용을 권장하는 분위기다. 덕분에 직원들은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휴가를 사용한다.
남편과 나 둘 다 조직생활을 오래 해왔다. 그 긴 시간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버텨내고, 중학생 딸과 고등학생 아들을 키우느라 부부만의 여유를 갖기란 쉽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한창 손이 많이 가는 시기라 당분간은 지금처럼 계속 챙겨야 하겠지만, 부부가 무탈하게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심리적 안전감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을 달려 도착한 골프장은 그 자체로 완벽한 휴식처였다. 사방에 펼쳐진 푸르른 잔디 위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탁 트이며 힐링이 되었다. 다행히 그날은 남편과 나 모두 샷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맞아주었다. 공이 잔디 위를 매끄럽게 날아갈 때마다 일상의 스트레스도 함께 날아가는 듯해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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