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까머리 중학생의 깡다구

버스 울렁증과 여드름

by구포국수

까까머리 중학생의 깡다구 – 버스 울렁증과 여드름


중학교 때까지 학교에 걸어 다녔기 때문에 나는 버스를 타고 어딘가를 갔던 경우가 거의 없었다. 간혹 버스를 타면, 버스 운전석 옆 엔진부위 돌출부위의 열기와 기름냄새로 토하고 싶었다. 그래서 당시 버스를 꼭 탈 경우에 나는 비닐봉지를 꼭 가지고 다녔다. 어른들은 내 속이 깨끗해서 그렇다고 이야기했다. 아내도 대학생 때 고속버스로 고향집에 다니면서 힘들었다고 들었다.


하루는 누나들과 부산 용두산 공원 인근에 있던 백화점에 갔는데, 난생처음 장거리 버스 이동이었고 백화점도 처음이었다. 그런데 누나들과 매장 여직원이 가격 때문에 실랑이하는 장면을 보다가, 나는 창피해 백화점을 말없이 그냥 나와버렸다. 그곳에서 집까지 버스로 1시간 거리였는데 나는 무작정 걸었다. 우리 집 방향 노선버스의 표지판을 정거장마다 확인하면서 걸었고, 한밤중이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부모님은 막내아들을 잃어버렸다고 경찰서에 신고하셨고, 발을 동동 구르고 계셨다. 길도 모르는 동생을 데리고 나가서 잃어버렸다고 누나들은 엄청나게 혼이 났다. 늦게 집에 돌아온 나에게 아무도 나무라지 않았다. 다음날 내가 어떻게 돌아왔는 지를 듣고는 가족 모두가 놀라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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