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한 용사에게 보내는 편지

by소여

토리가 희귀병이라는 판정을 받았음에도, 우리의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토리는 여전히 아침이면 눈을 떠 해맑게 엄마를 불렀고, 엄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금세 울먹이며 나를 찾았다.

내 품에 안기는 것을 무엇보다 좋아했고, 잠들기 직전까지 맞잡은 손의 온기를 확인해야 비로소 안심하며 눈을 감았다.

몸을 굴려 내 곁으로 다가오고는, 내가 반대로 굴려 놓아도 자석처럼 다시 내 품을 찾아 파고들곤 했다.

이 아이 앞에 놓인 거대한 시련들을 알면서도, 나는 토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넘어져도 아픔이 크지 않도록, 삶의 여정에 깔린 걸림돌들을 걷어내주고 싶었다.

그렇게 아이의 세상이 온통 평온한 빛으로만 가득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오늘도 나는 토리의 병인 ‘아이카디구티에레스증후군’을 알리는 글을 써 내려가며,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의 순간들을 담아낸다.

이 기록들이 훗날 아이의 삶을 지탱해 줄 작은 등불이 되기를 바라면서…

미래의 어느 날, 토리에게 말해주고 싶다.

‘너는 아주 어릴 적부터 강인한 용사였단다.’

‘너를 응원하고 너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이 이토록 많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 줘.’

훗날 토리가 엄마의 글을 읽을 때, 이것이 너를 향한 엄마의 가장 간절하고도 뜨거운 목소리였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아픔이나 불편함 때문에 좌절하지 않기를, 세상은 생각보다 다정하다는 것을, 그리고 너는 이미 그 작은 몸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친 강인한 아이였다는 사실을 꼭 알아주길 바란다.

엄마 아빠는 언제나 네 뒤에서 네가 나아가는 뒷모습을 묵묵히 지키겠노라고.

그리고 언젠가 부모라는 울타리를 넘어, 너만의 세상을 향해 멋지게 날아오르길 소망한다고.

내 아들, 토리야.

엄마는 토리가 네 스스로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너 자신을 깊이 사랑하는 법을 먼저 배워야 다른 이들도 품을 수 있단다. 네가 받은 사랑을 소중히 간직했다가 언젠가 세상에 나누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

때로는 내 몸이 왜 이런 아픔을 겪어야 하지 하고 원망스럽기도 하겠지만 그 모든 과정이 너를 더욱 단단하고 빛나는 존재로 만들어줄 밑거름이 될 거라 믿어.

내 아들, 토리야.

너로 인해 엄마는 세상 누구보다 행복해졌단다. 사실 엄마는 늘 부정적인 생각에 잠겨 살던 사람이었거든.

하지만 너를 품에 안은 순간, 엄마의 세상은 처음으로 밝은 빛을 띠기 시작했어.

너를 통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사랑이라는 가치가 얼마나 경이로운지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단다.

어느 날 네 할머니가 그러셨어.

‘토리는 언젠가 다시 일어설 거다. 지금의 시련은 더 높이 날아오르기 위한 발판일 뿐이니, 너무 겁내지 말거라. 아가.’

나는 그 말을 듣고 펑펑 울었어.

엄마라는 존재는 아이가 아무리 성인으로 자랐어도 엄마의 눈에는 아가였고, 자식이 겪는 아픔이 가슴 저리게 아파도 담담함을 유지하며 말해주는 존재라는 것을.

네 할머니는 한 번도 거짓을 말씀하신 적이 없으니, 그 말씀처럼 너도 반드시 다시 일어설 거라 믿어.

내 사랑하는 아들 토리야.

너는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렴.

어떤 어려움도 너를 쉽게 꺾을 수는 없을 거야.

재활 잘 견뎌내서 엄마랑 놀이터도 가고, 맛있는 것도 잔뜩 먹으러 다니자.

그러니 너 자신을 믿고, 다시 한번 힘을 내주길 바란다.

엄마는 언제나 네 뒤에서 너를 응원하고 있을게.

너에게 부디 발작이 찾아오지 않기를.

그래서 교수님 말씀처럼,
‘아이카디구티에레스증후군’을 품에 안고서도 평범하고 긴 행복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

사랑한다, 나의 소중한 보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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