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유행했던 "두쫀쿠"가 어느새 쏙 들어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긴 줄을 서서 사 먹던 것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문득 궁금해진다.
그 사이 맛이 변한 것도 아닌데,
왜 우리는 더 이상 그것을 찾지 않을까.
정말 맛이 없어진 것일까.
아니면 유행이 지나갔기 때문일까.
물론 유행을 즐기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세상의 흐름을 아는 것도 삶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유행이나 혹은 여론이 바뀔 때마다
내 취향도, 내 스타일도, 내 생각도 함께 흔들린다면
나는 과연 나답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반대로 유행과 상관없이 자신만의 취향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궁금하면 한 번 경험해 보고, 정말 마음에 들면 유행이 끝난 뒤에도 계속 곁에 둔다.
그 선택은 사람들의 시선이 아니라 자신의 감각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에게서는 이상하게도 그 사람만의 향이 느껴진다.
생각해 보면 꽃도 조금씩 자란다.
가지를 뻗기도 하고, 햇살을 받으며 더 풍성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벚꽃이 어느 날 갑자기 해바라기가 되지는 않는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생각은 깊어질 수 있다. 하지만 내 안의 본질까지
시시때때로 바뀌지는 않는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자신만의 속도를 지키고, 자신만의 감각을 잃지 않는 사람은
억지로 꾸미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가진다.
집단은 분명 필요하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 시민들은 서로를 지탱하며
더 나은 슬롯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자신만의 생각과, 자신만의 취향, 자신만의 삶까지 모두 집단에 맡겨 버린다면
결국 '나'라는 존재는 점점 희미해질지도 모른다.
인간은 슬롯적인 존재이면서도, 동시에 단 하나뿐인 존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사람들과 함께 걸어가되,
내가 피워야 할 꽃만큼은 잃지 않으려 한다.
벚꽃은 벚꽃으로 피고,
해바라기는 해바라기로 피어난다.
나 또한 누군가를 닮은 꽃이 아니라,
나만의 계절 속에서, 나만의 속도로, 나답게 피어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