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을 쓰는 것도 좋아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아한다. 오랫동안 그림은 내 즐거운 취미였고, 글은 삶에서 발견한 생각들을 풀어놓는 공간이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쓴 글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 넣으면 어떨까. 혹은 사진으로. 한 편의 글을 쓰고, 그 글에서 떠오르는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글이 가진 생각과 그림이 가진 색채가 만나면 조금은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이 작은 그림 에세이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평범한 일상에서 자주 생각에 잠긴다.
햇살이 유난히 아름다운 아침에는 빛에 대해 생각하고,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보면 계절과 삶의 변화를 떠올린다. 누군가의 다정한 말 한마디에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오래된 기억 하나가 불쑥 떠올라 한동안 그 안에 머물기도 한다.
그렇게 일상은 때때로 내게 질문을 건넨다.
우리는 왜 사랑할까.
무엇이 우리를 아프게 하고, 또 무엇이 다시 살아갈 힘을 줄까.
나는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 걸까.
그 질문들에 언제나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생각은 오래도록 풀리지 않고, 어떤 깨달음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찾아온다. 어제는 분명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오늘은 달리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머릿속에 떠다니는 생각들을 문장으로 옮기다 보면 희미했던 마음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난다. 때로는 미처 알지 못했던 나 자신을 만나기도 한다.
그리고 이제 글에 쓰인 장면을 그대로 그림으로 옮길 수도 있고, 글을 쓰며 느꼈던 감정을 전혀 다른 풍경으로 그릴 수도 있을 것이다.
글과 그림은 서로 다른 언어이니까.
생각해 보면 삶에도 참 많은 빛깔이 있다.
어느 하나의 색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마음들이 겹겹이 쌓여 우리의 하루를 이룬다.
그 빛깔들은 늘 같은 모습으로 머물지도 않는다.
나는 그런 변화들을 천천히 바라보고 싶다.
내가 살아가며 발견한 것들, 여전히 궁금해하는 것들, 그리고 마음에 오래 머물렀던 순간들을 하나씩 꺼내놓으려 한다.
아직 종이 위에는 아무런 색도 없다.
어떤 빛깔이 나타날지는 나도 모른다.
그것이 조금 설렌다.
<그림 : 아리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