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끝에서

by봄비

2026년 1월이 훌쩍 지나갔다. 1월은 내 생일이 있기도 하고, 올해는 특별히 가족여행이 있어서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간 것 같다. 고3이었던 막내가 대학 가기 전에 가족여행을 가고 싶다고 해서 몇 개월 전부터 계획한 여행이었다. 이래저래 차분한 시간보다는 들떠 있었던 시간이 많았다.


겨울은 농한기이기 때문에 농촌의 1월은 한갓진 편이다. 농사일은 없지만 노인회 어르신들은 마을회관에 모여 같이 점심을 드시기도 한다. 가끔 마을회관에 가보면 어머님들은 옹기종기 모여앉아 이바구를 떨고 계신다. 우리 마을 어머님들은 화투를 치지 않는다. 그냥 모여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신다. 하다보면 험담을 하실 때도 있지만 말이다.(뒷담화만큼 재미있는 얘기가 없는 걸까? 이상하게 여러 사람이 모이면 그 자리에 없는 사람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우리 마을은 3년째 매월 생일잔치를 한다. 어르신들은 생일잔치를 좋아하면서도 이젠 그만하자고 하신다. 예전엔 어머님들이 식사 준비하시다가 요즘엔 자연스럽게 50대인 우리가 식사 준비하고, 설거지까지 하다 보니 부담스럽기도 하신 것 같다. 올해 88세가 되신 어머님은 1월 동계 겸 생일잔치 때 어지러워서 몸의 중심이 잡히지 않아 응급실에 다녀오셨다. 그런데 우리가 그날 정신이 없어서(올해 6월 지방선거 때문에 군수 사모님부터 야당 군수 후보자, 군위원, 도의원 후보자들이 몰려와서 인사하느라) 음식이나 떡을 어머님께 챙겨드리지 못했다. 그랬더니 많이 서운하셨나 보다. 마을회관에 오셔서 큰소리로 뭐라뭐라 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부녀회장님이 집으로 찾아가서 사과했는데 크게 화내지는 않으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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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어머님들은 어떨 때는 애기 같다. 그 시대 어르신들은 먹고 살기 바빠서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고 커서인지 은근히 관심 받고 싶어하고 챙겨받고 싶어하신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한다. 누구나 칭찬을 들으면 좋아하지만 특히 어머님들을 만나면 어머님들의 좋은 점을 보려고 하고, 새로 입고 온 옷이 예쁘다, 젊었을 적에 미인이었을 것 같다고 엄청 칭찬한다. 그러면 많이 좋아하신다. 그리고 틈만 나면 어깨를 주물러드린다. 손은 좀 아프지만 어머님들의 기쁨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한다. 모쪼록 어머님들이 남은 생을 아프지 않고 기쁘고 즐겁게 보내셨으면 좋겠다.


1월의 끝에 서 있다. 2월은 짧기도 하고, 설 명절이 끼어 있어서 또 빠르게 지날 것이다. 설 전에 대청소도 해야 한다. 이제는 좀 계획을 세우고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냈으면 좋겠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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