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장. 나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어서 다행이다
77장. 나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어서 다행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궁금한 게 많았고, 하나를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다음이 궁금해졌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그냥 지나치기보다 직접 찾아보고 싶었고, 재미있어 보이는 일이 생기면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래서인지 내 삶은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교육을 공부하면서도 글을 쓰는 일이 좋았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는 교육 현장의 불편함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다 AI를 알게 되었을 때는 자연스럽게 ‘이걸 교육과 연결하면 어떨까?’라는 생각까지 이어졌다.
예전에는 이런 내가 산만하다고 생각했다. 한 가지에만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 다른 것에 관심을 갖는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조금 다르게 보인다. 나는 집중할 것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에 궁금한 것이 많은 사람이었다.
호기심은 나를 자꾸 다른 길로 데려갔지만, 그 길에서 새로운 나를 만났다.
물론 호기심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금세 마음이 움직였고, 재미있는 일이 생기면 그것에 푹 빠졌다가 어느 순간 흥미가 줄어드는 나를 보면서 스스로를 의심하기도 했다.
‘나는 왜 하나를 오래 하지 못할까?’
주변을 보면 한 가지 목표를 정해 오랫동안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내가 유난히 끈기가 부족한 것처럼 느껴졌다. 이것저것 관심을 갖는 것보다 하나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새로운 것에 설레는 내 모습조차 단점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나를 조금씩 이해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ADHD가 있는 사람에게 새로운 자극이나 흥미가 행동을 시작하는 데 큰 영향을 주기도 하고, 나 역시 그런 경향이 있었다. 그렇다고 떠오르는 모든 관심사를 따라가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나에게 필요했던 건 호기심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수많은 호기심 가운데 오래 가져가고 싶은 것을 선택하는 연습이었다.
모든 호기심을 따라갈 필요는 없지만, 호기심까지 잃을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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