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장. 끝까지 한 길만 가야 한다는 생각을 버렸다
예전에는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대학에서 전공을 정하고, 그 전공을 살려 취업하고, 한 온라인 게임에서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삶에는 정답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반면 나는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아이들을 가르쳤지만 그것만으로 내 삶을 설명하기에는 늘 무언가 부족했다. 교육은 여전히 좋았지만 다른 일도 궁금했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회사를 다니며 새로운 업무를 경험하기도 했고, 마케팅과 글쓰기에도 관심을 가졌으며, 어느 순간부터는 AI와 창업이라는 전혀 다른 세계까지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걱정했다. ‘나는 왜 한 가지 길에 정착하지 못할까?’ 하고 싶은 일이 많다는 사실보다, 하나를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 집중했다.
그때의 나는 몰랐다. 인생에는 한 우물을 깊게 파는 사람도 있지만, 여러 우물을 파본 뒤 자신에게 필요한 물이 어디에 있는지 발견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한 길을 오래 걷지 않았다고 해서, 길을 잃은 것은 아니었다.
길을 바꿀 때 가장 무서웠던 건 다시 초보가 되는 일이었다. 익숙한 곳에서는 어느 정도 잘할 수 있었는데 새로운 분야로 넘어가는 순간 모르는 것투성이가 되었고, 남들은 이미 저만큼 앞서 있는데 나만 출발선으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특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면 ‘지금까지 해온 게 아까운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미 쌓아놓은 경험을 버리고 또 다른 것을 시작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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