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 씨 회식 때 된장찌개가 나오면 그 절친에 대해 말합니다 친구들은 자주 듣는 이야기였지만 아무도 중간에 자르거나 자리를 피하지 않습니다
그 절친 말이야 그렇게 먹는 걸 좋아했거든 특히 이 된장찌개! 하루는 이 된장찌개를 한 뚝배기 끓여 놓고 밥을 비벼 먹는데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걱정이 되더라니까 급체라도 걸리는 날엔 그 절친을 업고 응급실로 달려야 했어 병원에 안 가고 손을 얼마나 따댔는지 열 손가락이 다 헐었더라고 한 번은 만나기로 해 놓고 나타나지 않는 거야 그때도 난 된장찌개를 먹다가 또 급체했나 생각했지
경수 씨는 또 울컥거립니다 친구들은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그 절친과의 약속은 그게 마지막이었다는 것을 그날 절친은 병원에서 위암 말기 선고를 받고 경수 씨에게 반찬 만드는 방법과 세탁기 쓰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 절친은 경수 씨에게 마지막 부탁을 남겼습니다 우리 엄마 틀니 할 때 이삼백만 원만 좀 챙겨줘 그리고 적금통장을 건넸습니다
경수 씨의 절친은 한 계절을 넘기지 못하고 떠났습니다 차마 아내라는 단어를 혀 위에 얹지 못하는 경수 씨의 이야기를 친구들은 끝도 없이 아무 말 없이 그렇게 듣고 있었습니다 시장 반찬가게에서 된장찌개와 멸치랑 도라지무침을 사들고 휘적휘적 걷는 뒷모습 떠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