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의 시간

by백지은

엔제리너스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을 따라 반짝거리는 먼지를 본다 생의 밖으로 내몰리지 않으려 안간힘 쓰는 너를 보는 것 같다 유리창에 매달린 쥐떼들이 커피 속에서 검게 가라앉는다 너의 동상이몽은 어디쯤 떠다니고 있을까

너는 가슴 한쪽을 잃어버렸다. 병원에서 만난 너의 슬픔은 말하지 않아도 축축하게 슬펐다 여름내 베짱이처럼 노래했었다 봉분처럼 둥근 동상이몽의 귓바퀴 꼭꼭 깨물며 노래했다 먼지가 먼지를 모방하고 복제하는 습속 때문에 노래 속의 봄날은 착각이었다

엔제리너스 커피전문점에서 아이스커피를 마셨다 쥐떼들 사라진 창문 밖 하늘이 깔끔하게 너의 축축한 슬픔을 지웠다 먼지로 남아 있는 시간의 행복이 착각이라 하더라도 살아있음에 느끼는 동상이몽의 풍경이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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