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림자

by아띠다소

아이들을 모두 떠나보내고 며칠 뒤, 여자는 다시 문을 열었다. 문을 열기 전에 여자는 직원에게 한 가지를 당부했다.


"손님들한테는 아무 말도 하지 마요."


찾아오는 손님들은 아무것도 몰랐다.


"어디 아프세요? 얼굴이 많이 상했네."

"몸이 조금 안 좋아서요."


예전에는 저녁이면 직원을 먼저 보내고 혼자 남아 일을 마무리했다. 문을 닫고 나서면 밤 아홉 시가 넘었다.


이제는 네 시가 가까워지면 여자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은 일은 직원에게 맡겼다.


"먼저 들어갈게요."

"왜 그렇게 빨리 가요?"

"해 떨어지면 길이 좀 그래서."


여자는 서둘러 차에 올랐다. 산마루에 해가 걸려 있었다.


여자는 큰 도로보다 굽이진 길을 좋아해서, 밤에도 일부러 그 길로 돌아오곤 했다. 이제는 그 길로 들어서지 못했다. 불빛이 있는 큰 도로로만 다녔다.


마당에 차를 세우자 강아지가 펄쩍펄쩍 뛰었다. 고양이 두 마리는 현관 앞에 쪼그리고 앉아 여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방 안에서 키우다 바깥에서 자유롭게 자라라고 내보낸 녀석들이었다.


높은 산 밑에 있는 집이었다. 해는 산 너머로 일찍 숨었다. 산 그림자가 마당을 건너와 집을 덮었다. 겨울이라 네 시만 되면 창문부터 어두워졌다. 유리창 너머 마당이 지워지고, 유리에는 불 켜진 거실과 여자만 비쳤다.


여자는 커튼부터 쳤다.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게. 꿈에 문밖에서 울던 남편이 이번에는 창밖에 서 있을 것 같았다.


여자는 저녁을 차리지 않았다. 텔레비전을 크게 틀어놓고 거실에 앉았다. 등 뒤는 돌아보지 않았다. 내일 출근하려면 자야 했다.


여자는 담금주를 꺼냈다. 한 잔, 두 잔을 마시니 졸음이 왔다. 한참 잤다 싶어 눈을 뜨면 겨우 십 분이 지나 있었다.


또 한 잔을 마셨다. 무릎을 끌어안고 고개를 파묻었다. 그러기를 몇 번 하고 나면 날이 밝았다.


그렇게 술병이 하나씩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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