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을 팔다

by아띠다소

다음 날 여자는 이웃에게 트럭을 팔아달라고 부탁했다. 아는 사람이 사겠다고 나섰고, 그날로 트럭을 가지러 왔다.


지인은 여자에게 서류 한 장을 건네고 트럭에 올랐다. 트럭이 창고를 빠져나가 마을 길을 내려갔다.


강아지는 뛰지도, 낑낑거리지도 않았다.


남편이 유독 예뻐하던 강아지였다. 강아지는 그 트럭 소리를 알았다. 남편이 외지에 일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날이면, 산모퉁이를 도는 트럭 소리만 듣고도 펄쩍펄쩍 뛰며 낑낑거렸다. 그러고 조금 있으면 어김없이 마당으로 들어서던 남편이었다.


여자의 손에는 종이 한 장이 남았다.


여자는 그 돈으로 큰아이에게 차를 사주기로 했다. 주말이면 집에 와야 하는데, 군소재지에서 집까지 오는 버스가 없었다. 중고차 매장에 가서 소형차 한 대를 골랐다. 아이는 차 주위를 한 바퀴 돌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들, 좋아해도 돼.'


그 말이 입안에서 맴돌았다.


아이에게 차를 사주자 말이 돌았다.


"남편 간 지 얼마나 됐다고 트럭을 팔아?"

"갓 대학 들어간 애가 무슨 차가 필요하다고."


여자는 그 말을 귀에 담지 않았다.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간식거리라고 여겼다. 그 뒤로도 여자는 어떤 소문이 들려와도 반응하지 않았다.


떠나는 날, 큰아이는 차에 짐을 싣고도 몇 번이고 차 주변을 돌았다. 운전석에 오르기 전에 아이는 여자와 동생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엄마, 문단속 잘하고. 밥 꼭 챙겨 먹고.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해요."

"어이 동생, 엄마 잘 지켜라."


아주 멀리, 오랫동안 떠나는 사람 같았다. 여자는 고개만 끄덕였다.


아이는 강아지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 차에 올랐다. 차는 느리게 움직이다가 굽이진 길로 사라졌다.


강아지가 낑낑거리며 앞발을 들어 올렸다. 여자는 강아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현관에는 신발이 두 켤레 남았다.


작은아이가 기숙사로 들어가기까지는 사흘이 남아 있었다.


둘이 남은 이튿날 밤이었다. 그날도 여자는 아이가 잠든 걸 보고 와인을 한 잔 마셨다. 겨우 눈을 붙였는데 이불이 획 걷혔다. 여자는 잠결에 놀라 눈을 떴다. 작은아이가 여자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아이는 이불을 다시 덮어주었다. 여자는 아이의 눈동자를 봤다. 아이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아니, 엄마 주무세요."


여자는 아이 쪽으로 돌아누웠다. 이불을 덮어주고 등을 다독였다. 아이도 쉬이 잠들지 못했다. 여자는 아이가 잠들 때까지 등을 쓸어줬다.


여자는 남편에게 따지고 싶었다. 나와 아이들에게 이 무슨 짓이냐고. 바락바락 악다구니라도 퍼붓고 싶었다.


아이가 잠들자 여자는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장롱 문을 열고 이불 속에 얼굴을 파묻었다.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여자는 방을 나와 부엌으로 갔다. 장식장 문을 소리 나지 않게 열고 담금주 한 병을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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