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판단하는 나: 주체성

byJiyoun

이번 이야기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 관점에서 해보고자 한다.


나는 초5, 초3 두 아이의 엄마다.

앞으로 AI의 미래를 거대하게 마주할 세대는 나보다는 아이들이고, 부모로써 나는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이 대혼란 시대에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부모가 그럴 것이다. 내가 자라면서 부족했던 것들을 아이에겐 더 채워주고 싶고 내가 누리지 못했던 삶을 아이에게 주고 싶을 것이다. 불투명한 미래에 살아남게 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시켜주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열심히 사교육 현장에 발을 들인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은 OECD 국가 평균보다 당연히 높다.


이젠 해외에서도 핫한 이슈인데, 2025년 3월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즈는 한국에서는 만 여섯 살이 채 되지 않은 아이들 중 절반 가까이가 이미 입시 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점을 조명했다. 기사는 ‘학원(hagwon)’이라는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인용, 부모들이 아이가 명문대 진학과 대기업 취업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를 바라며 학원을 보낸다고 했다. 또한 한국 교수의 인용을 따르면서 부모들이 ‘명문대에 진학해 슬롯적 성공에 이르는 길이 한국슬롯 생존을 위한 가장 최선의 방법’임을 겪었기에 이를 그대로 자신의 아이에게 적용한다고 했다.


심리학에서도 사람들이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울수록 검증된 경로에 더 강하게 의존한다는 사실을 확인해 왔다. 불확실성은 판단을 어렵게 만들고 ‘이미 많은 사람이 선택한 길’을 따르는 방식으로 성급히 판단하려 든다. 그러면서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이다.


실제로 Smith 등(2007)은 실험 연구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삶에서 아직 해결하지 못한 딜레마를 떠올리게 하여 불확실성을 높인 뒤, 같은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알려주었다. 그 결과 불확실성이 높아진 사람들은 집단의 규범에 맞추어 행동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고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판단하기 힘들수록 ‘이미 많은 사람이 선택한 길’을 하나의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이를 '판단의 외주화'라 일컫겠다.

판단을 외주에 맡겨 버린 것이다.


사교육 시장에 들어가면 이 판단의 외주화가 가속화된다. 그들이 알려주는 로드맵을 열심히 따르게 되는 것이다. 한번 그 트랙을 타버리면 우리 시야는 더욱 좁아진다.


그치만 명문대 진학이라는 맹목적인 목표가 나중에 스스로 내 삶을 어떻게 방황하게 했는지 몸소 경험했다. 명문대 출신이 모두 정해진 출세의 길을 걷지 않는 것도 지켜 봤다.


...그리고 정말 무엇보다도 슬롯적 성공이 인간 삶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게 된다. 인생은 원래 끝이 없는 순환이거늘, 이놈의 사교육 트랙은 마치 인생에 달성 가능한 '끝'이 있는 것처럼 외길 산을 타게 한다.


그리하여..! (서두가 길어졌다. 사교육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아이들에게 어떤 힘을 키워줘야 할까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물론 수많은 것들이 있겠으나 주체성(agency)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리말로 주체성이라 하면 다소 추상적이고 포괄적 개념으로 들린다. 주체적인 아이를 떠올려 보면 자기 의견이 뚜렷하거나 스스로 결정하는 그런 모습을 상상한다.


좀 더 심리학적 개념으로 살펴보자면,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는 주체성(agency)을 인간이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내고 자신의 행동을 통해 삶의 방향에 개입하는 능력으로 설명했다. 쉽게 말하면 '나는 선택하고 행동함으로써 내 삶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라는 감각이다.


반두라에 따르면 주체성은 4가지 기능으로 작동한다. 1)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하고(의도성) 2) 지금의 선택이 미래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예상해보고(예견) 3) 목표를 향해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고(자기반응성) 4) 마지막으로 결과를 돌아보는 것(자기성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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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주체성이란 스스로 방향을 정해 움직이고 그 결과를 돌아보며 자신의 항로를 계속 수정해나가는 힘이다.


이러한 개념을 교육의 장면으로 옮긴 것으로 학생 주체성(student agency)을 들 수 있다.

OECD는 2018년부터 student agency를 교육의 핵심 개념으로 제시하고 있다. OECD는 학생 주체성을

‘목표를 설정하고 성찰하며 바카라임감 있게 행동함으로써 변화를 만들어내는 역량’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아래 그림에서 요약되듯 이는 어떤 성취나 성공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웰빙'을 지향한다. 그리고 부모나 교사, 친구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공동주체성(co-agency)으로도 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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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예측할 수 없고 인생에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이(그리고 내가!) 길러야 할 것은 답이 사라졌을 때도 멈추지 않는 힘이다.


맹목적인 입시 교육으로 길러진 아이들은 스스로 길을 고르고 또 수정하고 다시 방향을 잡아본 적이 없다.

OECD에서의 학생 주체성은 판단을 연습시키자는 매우 현실적인 제안이다.



..그리하여 어떻게 아이들에게 주체성을 길러줄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화에 이어보고자 한다.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5/03/16/MX4DCI6YUFENRLTYNCJ32QJMAU/

Smith, J. R., Hogg, M. A., Martin, R., & Terry, D. J. (2007). Uncertainty and the influence of group norms in the attitude–behaviour relationship. British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46(4), 769–792.


OECD. (2019). OECD Future of Education and Skills 2030: Conceptual learning framework—Student agency for 2030. OECD.

More content at: www.oecd.org/education/2030-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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