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명을 '제적'으로 지워버린 학교,그 오만함에 대해

by지인


​유족 가족의 페이스북 글


​주원이의 장례가 끝나고, 세상은 거짓말처럼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흘러갔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시간은 멈춰 섰는데, 세상은 너무나도 매정하게 자기 궤도를 달렸다. 그리고 장례가 끝난 후, 학교로부터 우편물 하나가 도착했다.

​봉투 속에는 다름 아닌 '제적통지서'가 들어있었다.


​'성명: 박주원. 위 학생을 학칙 제31조 의거하여 2015년 8월 24일부로 제적하였기에 통지합니다.'


​그 종이쪼가리를 손에 쥔 순간, 온몸이 떨려왔다. 아이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고통받으며 신음할 때는 방관하던 자들이, 이제는 그 아이의 죽음마저 '행정적인 절차'로 가장 빠르게 치워버리려 하고 있었다. 무엇이 그리도 급했을까. 한 생명의 무게를 고작 학칙 몇 조 몇 항으로 삭제해 버리면 그만인 것일까.


​나는 그 길로 학교를 찾아가 교장실 문을 열었다.


​"왜 학교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까?"


​내 물음에 교장은 1인용 소파에 거만하게 기대앉아, 마치 아주 귀찮은 일을 상대한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학교가 뭘 해야 되는데요? 애들끼리 찌그덕거린 일에 대체 뭘 해야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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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에 멈춰버린 나를 데리고, 마흔의 문턱에서 비로소 입을 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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