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성공이 나에게 좋은 일일 수 있다.
니체는 인간이 자신의 삶을 긍정하지 못할 때 다른 사람을 끌어내리는 방식으로 자신의 가치를 지키려 한다고 보았다. 특히 르상티망은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을 미워하고, 그것을 낮춰봄으로써 스스로를 위로하는 감정이다. 타인의 성공이 나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데도, 비교하는 마음이 강해지면 그렇게 느끼기 쉽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성공을 비웃는 것은 때로 그 사람의 성공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자신의 마음을 지키기 위한 행동일 수 있다.
돌이켜보면 나도 학생 시절에는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보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을 보면서도 ‘그래도 대학은 내가 더 잘 갈걸’ 같은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근거 없는 자신감과 열등감이 함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누군가 공부를 잘한다고 으스대면 그 사람을 비웃기도 했다. ‘공부 좀 잘한다고 저렇게까지 까불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었다. 그 사람이 잘하는 것을 인정하기보다는 다른 기준을 가져와서 내가 더 나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사람이 얼마나 잘하는지 예전만큼 신경 쓰지 않는다. 아는 사람이 좋은 일이 생기면 잘됐다고 생각하고, 나보다 훨씬 잘 나가는 사람을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굳이 그 사람의 성공을 깎아내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얻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다른 사람이 나보다 많은 돈을 벌거나 더 높은 위치에 올라간다고 해서 그것이 곧 내가 부족하다는 의미로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가까운 사람이 잘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사람이 어느 정도 여유를 가지게 되면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조금은 유해지는 것 같다. 작은 일에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줄어들고, 주변 사람에게 더 관대해질 수도 있다. 그렇게 여유가 생긴 사람과 함께 지내는 것은 나에게도 좋은 일이다. 결국 가까운 사람의 성공은 그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 나와 그 사람 사이의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남의 성공을 나의 손해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누군가를 부러워할 때는 있다. 하지만 부러움과 비웃음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을 보며 부럽다고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중요한 것은 그 감정을 이유로 상대의 성취를 낮춰보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저 사람은 저런 것을 이루었구나’라고 인정하고, 나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내 방식으로 그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남을 끌어내린다고 해서 내 삶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타인의 성공을 비웃지 않는다는 것은 착한 사람이 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내 삶의 기준을 가지고 살아가면 타인의 성공을 굳이 부정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이야기다. 누군가는 나보다 돈을 많이 벌 수도 있고,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도 있으며,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질 수도 있다. 그래도 나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얻기 위해 내 길을 가면 된다. 내가 나의 삶을 성공적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의 성공은 나를 위협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잘된 사람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가까운 사람이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을 함께 누릴 수도 있다. 타인의 성공을 인정하는 것은 나를 낮추는 일이 아니라, 내가 내 삶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