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나는 왜 빈 의자가 되었나

의자를 비우는 것만으로 시작되는 내 삶의 주권

by쉼표JEONGSEON



어느 날 문득, 내 의자가 비어 있음을 깨달았다.


분명 나는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고, 회의실에서 웃고, 상사의 눈치를 살피며 고개를 끄덕였다. 늘 그곳에 존재했으니 나는 내 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정작 그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은 '나'라는 주체가 아니었다. 누군가의 기대와 세상의 속도에 맞춰 끊임없이 깎여나간, 이름 없는 부품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이었다.


월급이라는 달콤한 마약이 내 고요한 사유의 시간을 마취시키고 있었다. 화려한 소음 속에서 나를 잃어가는 줄도 모른 채, 타인의 시선과 슬롯적 가면이라는 굴레를 빌려 인생을 대여하고 살았던 것이다. 이대로라면 언젠가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조차 영영 기억해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서늘한 불안감이 덮쳐왔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이 맹목적인 속도의 한복판에서 잠시 일어나기로. 나의 의자를 비우기로. 비로소 의자가 비워졌을 때, 비어 있는 그 자리가 오히려 나를 향한 가장 정직한 공간임을 알게 되었다. 내가 나로 존재하기 위해, 내가 내 삶의 주인임을 선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었다. 그저 잠시, 의자에서 일어나는 것.


오늘 밤, 당신의 의자는 안녕하십니까? 타인의 기대로 가득 찬 그 자리가 정말 당신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당신이 잠시 대여해 앉아 있는 것인지 가만히 들여다보십시오. 쉼 없이 달리는 이 도시에서, 오늘만큼은 잠시 그 의자를 비워두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지금 바로,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눈을 감으십시오. 그리고 오늘 당신의 마음을 스쳐 간 감정들을 아주 짧게라도 기록해 보십시오. 그 찰나의 멈춤이 당신의 삶을 되찾는 첫 번째 잉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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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

by 쉼표JEONG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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