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생선은 자꾸 뒤집으면 부서진다

by진경수

리더의 하루


월요일 아침 새로운 지침이 내려왔다.


“앞으로 보고 방식을 바꾸겠습니다.”


직원들은 새 양식에 맞추어 자료를 만든다. 한 달 뒤 또 바뀐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결재 단계를 조정합시다.”


조직도를 바꾸고 업무를 다시 나눈다. 석 달 뒤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속도를 높이기 위해 다시 개선하겠습니다.”


리더에게는 모두 이유가 있다. 조직을 더 좋게 만들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이런 말이 나온다.


“이번 것도 조금 있으면 또 바뀌겠지.”


사람들은 새로운 제도를 열심히 배우지 않는다. 변화에 저항해서가 아니다. 너무 많은 변화에 적응하느라 지친 것이다. 리더는 계속 조직을 고치고 있는데 조직은 오히려 움직이지 않는다. 노자는 이 모습을 마치 오래전에 본 것처럼 한 문장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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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는 이렇게 말했다


『도덕경』 제60장은 놀라울 만큼 생활적인 비유로 시작한다.


治大國若烹小鮮 (치대국약팽소선)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요리하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작은 생선을 구울 때는 자꾸 뒤집지 않는다. 잘 익었는지 궁금하다고 계속 건드리면 살이 흐트러지고 부서진다. 때를 기다려야 한다. 필요한 만큼만 손을 대야 한다. 나는 이 짧은 비유를 조직에 그대로 가져와보고 싶다. 조직도 너무 자주 뒤집으면 부서진다.



나는 이 말을 이렇게 읽는다


리더에게는 조직을 개선하려는 본능이 있다. 문제가 보이면 고치고 싶다. 조직도를 바꾸고, 평가제도를 손보고, 보고체계를 개선하고, 새로운 경영기법을 도입한다. 각각은 좋은 의도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새로운 제도가 자리 잡으려면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사람들이 자기 방식으로 이해하고 업무습관으로 만들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다시 제도를 바꾸면 이전의 학습은 중단된다.


그러면 조직에는 개선이 아니라 변화 피로가 쌓인다. 리더의 불안이 조직개편이 될 때 왜 리더는 자꾸 조직을 건드릴까. 때로는 실제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개입이 조직의 필요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성과가 빨리 나오지 않으면 불안하다. 사람들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래서 보고를 하나 더 만들고, 회의를 하나 더 열고, 점검 항목을 하나 더 추가한다. 리더의 불안이 제도가 된다.


문제는 그때부터다. 리더 한 사람의 불안을 달래기 위해 수십 명이 보고서를 작성하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새로운 제도를 만들기 전에 스스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


“정말 조직에 필요한가, 아니면 내가 안심하기 위해 필요한가?”


자꾸 뿌리를 뽑아보면 나무는 자라지 않는다 나무를 심었다. 잘 자라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매주 뿌리를 뽑아볼 수는 없다. 물을 주고, 햇볕을 살피고, 필요하면 가지를 다듬는다. 그리고 기다린다. 사람도 그렇다. 일을 맡겨놓고 하루마다 확인하면 자율성은 자라기 어렵다.


“어디까지 했습니까?”

“확인했습니까?”

“다시 보고해 주세요.”


리더에게는 관리지만 직원에게는 이렇게 들릴 수도 있다.


“나는 아직 당신을 믿지 못합니다.”


신뢰는 말로만 생기지 않는다. 기다려준 시간 속에서도 만들어진다. 변화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제60장을 변화 반대의 철학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문제가 있는 제도는 바꾸어야 한다. 시장이 바뀌면 조직도 바뀌어야 하고, 잘못된 관행은 과감하게 고쳐야 한다. 중요한 것은 변화의 빈도와 깊이, 그리고 타이밍이다. 변화가 필요한가. 지금 필요한가. 얼마나 바꾸어야 하는가. 그리고 이전 변화가 뿌리내릴 시간을 충분히 주었는가.


좋은 리더는 변화를 만드는 사람인 동시에 변화를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다. 사람에게도 익을 시간이 필요하다 신입사원이 들어왔다. 몇 달이 지났는데 기대만큼 능숙하지 않다. 리더는 조급하다. 하지만 사람은 기계의 부품처럼 교체하자마자 성능이 나오는 존재가 아니다. 조직의 언어를 배우고, 사람의 관계를 이해하고, 실패하면서 자기 방법을 찾는 시간이 필요하다. 작은 생선을 익히듯 사람에게도 불과 시간의 균형이 필요하다.


불이 약하면 익지 않는다. 그러나 너무 세면 타버린다. 기다림이 지나치면 방치가 되고, 재촉이 지나치면 사람이 지친다. 그 사이의 온도를 알아내는 것이 리더의 몫이다. 산에서는 속도를 자주 바꾸지 않는다 긴 산행을 할 때 초보자는 자주 속도를 바꾼다. 앞사람이 멀어지면 급하게 걷고, 숨이 차면 멈춘다. 다시 빠르게 걷고 또 멈춘다. 오래 산을 걷는 사람은 다르다. 자기 호흡에 맞는 속도를 찾아 꾸준히 걷는다.


조직도 비슷하다. 오늘은 혁신, 내일은 효율, 다음 달에는 성장, 또 그다음에는 비용절감. 경영의 구호가 너무 자주 바뀌면 사람들은 어느 방향으로 걸어야 할지 알기 어렵다. 좋은 조직에는 변화의 힘만큼 꾸준함의 힘도 필요하다.



리더가 빠지기 쉬운 함정


‘자꾸 뒤집지 말라’는 말을 아무것도 점검하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작은 이상 징후를 방치하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점검과 간섭을 구별하는 것이다. 점검은 기준을 확인한다. 간섭은 방법까지 끊임없이 바꾼다. 점검은 사람의 판단을 돕는다. 과도한 간섭은 사람의 판단을 대신한다. 리더는 살펴야 한다. 하지만 살핀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손대지는 않아야 한다.



내가 리더라면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싶을 때 바로 시행하기 전에 세 가지를 물어보자.

지금 제도가 정말 문제인가?

사람들이 아직 적응하는 과정인 것은 아닌가?

바꾸지 않고 기다려보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사람에게 일을 맡겼다면 일정한 시간을 주자. 그 시간 동안은 결과만 보지 말고 사람이 어떻게 자기 방법을 만들어가는지도 살펴보자. 때로는 조금 더 기다리는 것이 가장 적극적인 경영 판단일 수 있다.



리더에게 묻는다


우리 조직에서 지난 1년 동안 몇 번이나 제도와 방향이 바뀌었는가?

나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구조부터 바꾸려 하는가?



한 문장으로 남기는 노자 리더십


좋은 리더는 조직을 끊임없이 뒤집는 사람이 아니라, 언제 손대고 언제 기다려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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