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음식으로는 역시 햅쌀로 빚은 송편이 으뜸이다.
올해 추석에는 선물로 들어온 송편이 여러 가지였다. 모시송편, 쑥송편, 흰 송편은 명절에 먹고, 오색송편은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몇 개 쪄 먹어 봤더니 퍽퍽해서 영 맛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선물해 준 분의 성의를 생각하면 그냥 둘 수는 없었다. 출출하던 오늘, 오색송편을 꺼내 찜기에 면포를 깔고 올린 뒤 불을 켰다. 그런데 때마침 전화벨이 울려 통화를 하다가, 삑삑 소리에 놀라 부엌으로 달려갔다. 물이 졸아서 가스레인지가 알람을 울린 것이다.
뚜껑을 열어 보니 송편에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지난번과는 빛깔부터 달랐다. 너무 오래 쪘나 싶어 덜컥했지만, 곧 깨달았다. 맛이 없었던 건 떡 탓이 아니라 내가 너무 짧게 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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